EU, 국방·AI 등 핵심 분야에서 전 회원국 FDI 심사 의무화

입력 2026-05-19 22:54
수정 2026-05-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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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19일(현지시간) 회원국가들을 대표하는 공동 입법기관인 EU 이사회에서 지난 12월 잠정 합의한 새로운 외국인 직접 투자 규정(FDI)을 통과시켰다. 지난 해 외형은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실질은 중국 자본인 넥스페리아 사태를 겪으면서 허점으로 꼽혀온 외국 기업의 'EU역내 간접투자'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규정은 18개월후인 2027년 말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19일(현지시간) 유럽의회는 찬성 508표, 반대 64표로 유럽의회 의원들은 국방, 반도체, 인공지능, 핵심 원자재, 금융 서비스와 같은 민감한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심사를 의무화하는 EU 회원국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국 자본 유입을 허용하면서도 잠재적인 안보 또는 공공질서 위험을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국방, 이중용도 물품, 핵심 기술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심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인공지능, 양자역학 및 반도체, 원자재, 항공우주, 에너지, 운송 및 디지털 인프라 관련 기업, 금융 시스템 관련 기업, 그리고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 및 투표 시스템과 같은 선거 인프라 등이 포함된다.

또한 개정된 규정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넘어 제3국 투자자가 최종적으로 소유하는 기업의 EU 역내 투자까지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27개 회원국 전체에 걸쳐 심사 기준을 간소화하여 투자자들에게 더 큰 확실성을 제공하도록 했다.

이 법안을 주도한 라파엘 글뤽스만 EU 의원은 "이 법안을 통해 우리는 유럽의 순진함이라는 한 시대를 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외국 국가들이 우리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우리는 외국 세력이 우리 경제의 민감한 부문을 장악하도록 방치했던 회원국들의 고의적인 무지를 끝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EU가 외국인직접투자 규정 개정에 나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망 등의 안보 위협을 절감한데다 중국 등 우려 국가의 우회 투자 등 꼼수 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EU 내에 위장 자회사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다른 EU 회원국의 핵심 기술 기업을 인수하는 'EU 역내 간접 투자' 방식이 법적 허점으로 지적돼왔다.

'외형은 네덜란드 기업이지만 실질은 중국자본 기업인' 넥스페리아 사태가 이같은 역내 간접투자 방식으로 꼽힌다. 넥스페리아 사태가 EU가 FDI 규정 개정에 나선 도화선이 됐다.

기존 규정은 외형상 'EU 기업' 간의 거래로 보이면 심사하기가 까다로웠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최종 소유주나 지배인이 비 EU 국가인 경우 외형이 EU 기업이더라도 무조건 심사 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