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19일 LG이노텍에 대해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가 장기공급계약(LTA), 설비투자 지원을 LG이노텍에 제시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9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고객사들이 제시한 LTA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모델에 준하는 수주형 생산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조2000억원과 1조5000억원으로 상향하고, 순이익 추정치도 각각 8844억원, 1조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 회사의 기판 사업의 성장에 주목했다. 그는 "기판 사업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수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2024년 11%에서 지난해 19%로 높아졌고 올해 21%, 내년 30%로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라며 "이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고객사를 중심으로 기존 대비 판매단가가 50% 이상 높은 대면적 고다층의 고부가 기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판 사업은 스마트폰·AI 서버 같은 전자기기 안에서 반도체와 부품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전자회로용 길'을 만드는 사업이다. 사람 몸의 신경망처럼 전기 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초정밀 전자 부품을 만드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AI 서버와 첨단 반도체에는 수많은 전기 신호를 동시에 빠르게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 회로를 여러 층으로 촘촘하게 쌓고 크기도 키운 초정밀 기판이 필요하다. LG이노텍이 만드는 이런 '대면적·고다층 고부가 기판'은 난도가 매우 높아 기존 스마트폰용 기판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고,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기판 사업의 최대 비수기인 2분기에도 생산라인 가동률은 100%, 풀가동 상태를 지속 중"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80%, 13배 급증한 1458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글로벌 기판 업체 중 LG이노텍이 가장 저평가됐고 재평가 여력이 크다고 봤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기판 상위 업체들은 올해 평균 PER(주가수익비율)가 59배, PBR(주가순자산비율) 10배에 거래되고 평균 시총은 4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반면 LG이노텍은 2026년 PER 20배, PBR 2.8배 수준으로, PER과 PBR 기준 각각 66%, 71% 할인 거래 중"이라고 짚었다.
LG이노텍의 고객사 확대도 내대봤다. 그는 "인텔 중심이었던 기판 사업의 고객 구조는 내년부터 북미 클라우드 사업자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신규 6개사가 추가될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용 비전 센싱 모듈 고객 또한 보스턴다이내믹스, 피규어AI를 포함한 미국 3대 휴머노이드 업체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계약 구조와 유사한 빅테크의 설비투자 지원, 선수금 지급, 장기공급계약 확대는 실적 가시성 확대로 이어져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주가 동조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