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본고장’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화장품 수출이 20여 년 만에 뒷걸음질했다. 반면 한국산을 포함한 화장품 수입은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존재감을 키우며 시장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프랑스화장품기업협회(FEBEA)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프랑스의 화장품·향수 수출은 224억 유로(약 39조 원)로, 전년(225억 유로)보다 0.1% 줄었다. 프랑스 화장품 수출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을 배출한 프랑스의 화장품·향수 수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7%씩 증가했다. 지난해 이런 흐름이 뒤집힌 배경엔 미국 수출 감소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외국산 화장품에 부과한 15% 관세 여파로 프랑스의 대미 수출은 19%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 프랑스의 화장품·향수 수입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54억유로(약 9조4000억원)였다. 한국, 중국 등 아시아에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유입된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FEBEA는 분석했다. 에마뉘엘 기샤르 FEBEA 사무총장은 “프랑스 기업이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는 최근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피알은 올해 3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17개국 세포라에 메디큐브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현지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더파운더즈는 영국 드러그스토어 부츠 650여 개 매장에서 아누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달바글로벌도 부츠,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장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코스알엑스의 선케어 제품이 영국·독일 아마존에서 4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영향력도 커지는 추세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K뷰티 업체가 SNS 등을 통해 신속하게 트렌드를 포착해 제품을 내놓고, 이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지면서 K뷰티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