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법원, 삼성 노조 총파업에 급제동…"위반 시 하루 1억 배상하라"

입력 2026-05-18 11:53
수정 2026-05-18 12:03


법원이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 기간 중에도 반도체 생산 라인의 손상과 웨이퍼 변질을 막기 위한 필수 인력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하루 1억 원의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사실상 노조의 핵심 전술인 ‘생산 라인 마비’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노사 관계에 전례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수원지법 민사31부(재판장 신우정)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16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구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노조원들은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평일 또는 주말·휴일)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로 유지·운영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특히 사측이 보안 작업으로 청구한 ‘작업시설 손상 방지’와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을 쟁의 전과 같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갖고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서는 생산 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거하거나, 잠금장치를 설치해 다른 근로자의 출입 및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의무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노조가 금지 결정을 위반할 경우 사측에 1일당 1억 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노동조합법 제38조 2항에 명시된 ‘정상적 작업 수행’의 개념을 엄격하게 해석한 점이다. 해당 조항은 작업시설 손상이나 제품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 중에도 정상 수행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정상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즉 평시와 같은 상태”라고 정의했다.

이어 “반도체 미세공정 설비는 한번 손상되면 재가동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생산 차질로 인한 관련 산업의 연쇄 지연은 사후 금전 배상으로 회복할 수 없는 급박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가처분을 인용해 국가 기간산업의 붕괴 위험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재판부는 사측의 청구 중 노조원 동참 독려 과정에서의 협박 금지 처분이나 전삼노에 대한 시설 점거 금지 등 일부 항목은 기각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시점을 사흘 앞두고 나왔다.

전삼노 등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약 5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사측의 손을 들어준 법원 결정으로 인해 노조의 파업 수위와 참여 동력은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고용노동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막판 고용 조정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가 열렸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해 막판 조율에 나섰으나,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라는 대형 변수가 터지면서 협상 테이블의 기류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처사라는 노동계 반발이 예상되며 노사 간의 전면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