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아파트에서 돈을 받고 사적인 복수를 대신해 주는 이른바 ‘보복 대행’ 범행을 저지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재물손괴와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20대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3일 오전 5시30분께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세대 현관문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란 등 음식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 의뢰를 받고 착수금 30만원을 받은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아파트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CCTV 추적 등을 통해 이날 오전 3시30분께 충남 천안의 주거지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또 30대 피해자 B씨에게 악감정을 가진 인물이 보복 대행을 의뢰한 것으로 보고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
다만 B씨는 기존 보복 대행 사건 피해자들과 달리 사기 피해를 당했거나 은행 지급정지 신청을 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보복 대행을 의뢰한 배후가 누군지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면서 협박죄 추가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며 “수사 후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SNS에 해당 사건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하며 사적 보복 범죄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그는 “사적 보복 대행은 부탁받는 사람도 부탁하는 사람도 모두 중대 범죄”라며 “현대 문명국가에서 사적 분쟁은 법질서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소한 일로 인생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그램 등을 통한 보복 대행 범죄는 지난해 8월 대구에서 처음 확인됐으며, 전날까지 관련 피의자 50명이 검거됐다.
인천 서구에서는 지난 1월에도 돈을 받고 남의 집에 인분을 뿌리는 등 보복성 범행을 대신한 20대 남성 2명이 구속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