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소위 '상급지'와 맞닿은 지역의 가치가 덩달아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 입지의 주거·생활 수요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상급지 확장형' 주거 벨트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상급지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분산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동일 생활권 안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연접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하는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상급지의 시세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연접 지역으로 대기 수요가 이동하며 덩달아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관측된다. 이른바 '키 맞추기 장세'가 형성되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서초구와 인접한 동작구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서초구 반포·방배 일대의 아파트 가격과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며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으면서도 강남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동작구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동작구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2.84%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초구 상승률(11.17%)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대전에서는 전통적인 선호 주거지인 서구 둔산동의 가격 상승세가 인접 생활권으로 이어지며 용문동 일대까지 관심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실제 둔산동과 인접한 탄방동에 공급된 '둔산자이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현재 호가가 9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으며, 이는 2023년 분양가 대비 약 2억~3억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무리하게 상급지 노후 단지에 진입하기보다,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도 주거 환경이 개선된 연접 지역 신축 단지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미 형성된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는 만큼 가격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유입되며 시세 상승 흐름도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상급지 인접 지역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충남권에서는 오는 6월 GS건설이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일원에 '백석시그니처자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석5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지하 2층~지상 최고 28층, 13개 동 규모로 조성되며, 1블록 854가구, 2블록 320가구 등 총 1,174가구로 공급된다. 단지는 천안의 강남으로 불리는 불당동과 인접해 있다. 성성동·두정동을 잇는 생활권에 위치해 기존 도심 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경기권에서는 DL이앤씨가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일원에서 '안양 에버포레 자연& e편한세상'을 분양 중이다. 안양 관양고 주변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이 단지는 2개 블록, 지하 2층~지상 최고 18층, 9개 동, 전용면적 84~95㎡ 총 404가구로 구성된다.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이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과천지식정보타운 인근에 비해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됐다.
서울에서는 대우건설이 동작구 흑석동 일대에서 ‘써밋 더힐’을 5월 공급할 예정이다. 흑석11 재정비 촉진 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을 통해 지하 6층~지상 16층, 30개 동 총 1,51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39~84㎡, 43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