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목돈’처럼...10명 중 8명이 퇴직연금 ‘일시금 수령’

입력 2026-05-15 07:56
수정 2026-05-15 07:57
지난해 퇴직연금 수급 개시를 시작한 10명 중 8명이 일시금 형태로 수령하며 퇴직금이 하나의 ‘목돈’ 수단이 됐다. 이에 안정적인 노후 소득이라는 인식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연금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퇴직연금의 장수리스크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초고령사회 진입 이후 ‘장수리스크’에 대응해 퇴직연금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으로 기능할 수 있는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위한 자리다. 장수리스크는 은퇴 후 예상보다 오래 생존해 노후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는 경제적 위험을 의미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이 경우 초고령사회에 해당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수급 개시한 인원은 60만1000명이다. 이 중 83.5%에 해당하는 50만2000명이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했다. 반면 연금 형태로 수령한 인원은 16.5%에 불과한 9만9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금 수급자 중 17.5%는 수령 기간이 5년 이하였다. 64.3%의 경우 5년 초과 10년 이하, 2.3%의 경우 20년 초과를 선택했다. 전체 연금 수급자의 약 82%가 단기 연금을 선택했다.

이는 10명 중 8명의 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연금을 ‘목돈’ 혹은 ‘단기 자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거나 단기 연금 선택이 일반화될 경우 노후 기간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퇴직연금이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나섰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은퇴 이전 단계에서 조기 인출을 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직 과정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해지하는 등의 일시금 인출을 지양하는 방식과 담보대출 등 대체 수단 활용을 통해 연금 수령 시점까지 적립금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탁형 가입자의 연금 수령 기간 장기화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됐다. 현재 신탁형 계약 중 종신 연금은 가입 제한이 있다. 일부 신탁형 사업자의 경우 연금 수령 기간이 최대 20년이다. 이에 사망 시 잔여 적립금을 반환하는 구조의 종신연금 상품 개발과 일반 종신연금 선택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금 수령 기간 중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한 상품 개발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이 예시로 제시됐다.

서명석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가입자의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의 장기 적립 및 연금 수령 확대를 목적으로 퇴직연금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향후 도입할 기금형 제도에서도 연금 상품 다양화, 인출기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 가입자 연금 수령을 늘리기 위한 제도 개선 과제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저수익 구조를 깨기 위한 목적에서 노사가 공동 기금을 설립하고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형태로 운용되는 제도다.

정부는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적립·인출 등 다양한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퇴직연금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현의 인턴기자 baehyeonu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