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하는 삼성바이오 노조위원장…대외비 문건 유출 의혹 조사

입력 2026-05-13 12:54
수정 2026-05-13 13:10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 위원장이 회사의 내부 문건 유출을 조사하는 경찰에게 출석 통보를 받았다. 박 위원장이 문건 유출에 관여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본지 확인 결과 유출된 문건에 박 위원장의 흔적이 남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전날 인천연수경찰서의 출석 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회사가 그를 영업비밀 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것이다. 참고인 출석인지, 피의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외부에 유출된 회사의 문건은 다수의 국내 언론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보낸 세금계산서 목록 3년 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 언론사에 광고비 등을 집행했다는 걸 보여주는 자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시스템에 접속한 뒤 화면을 갈무리(캡처)한 것이다.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면 화면 한쪽에 로그인한 사용자 이름이 명기된다. 유출된 문건을 보면 이 부분이 파란색 사각형으로 가려져 있다. 본지가 파일 변환을 통해 이 도형을 지워보니 로그인한 사용자 이름으로 '박재성'이 떴다. 이 회사에 동명이인은 없다.

송승준 노무법인 인사이트 대표노무사는 "회사의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는 자료라면 이를 외부에 유출했어도 형사 책임까지는 지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회사로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고, 징계까지 할 수 있는 사안으로는 보인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임금 14% 인상, 격려금 30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한다. 회사가 제안한 임금 6.2% 인상, 격려금 600만원 지급 등과 차이가 크다. 노조는 단협에 ‘채용, 인수합병(M&A) 때 노조의 사전 동의를 받는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도 요구한다.

의견이 엇갈리자 노조가 지난 1~5일 전면 파업을 했고, 이후에는 준법 투쟁을 하고 있다. 준법투쟁은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절차와 표준작업절차서(SOP)를 엄격하게 준수하는 방식으로 한다. 다만 준법 투쟁이 회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잔업과 특근이 많지 않고, GMP와 SOP는 평소에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본지가 경찰 출석에 대한 박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