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의 이베이 인수 시도 불발…적대적 M&A 가능성 부상

입력 2026-05-13 08:24
수정 2026-05-13 08:25
게임스톱의 560억달러 규모 이베이 인수 시도가 이베이 이사회 반대로 무산됐다. 개인투자자 기반의 밈주식 기업이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인수에 나서면서 미국 유통·플랫폼 업계의 인수합병(M&A) 판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베이는 게임스톱이 제안한 인수안을 공식 거부하면서 “신뢰할 수 없고 매력적이지도 않은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베이는 게임스톱 최고경영자(CEO) 라이언 코언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금조달 불확실성과 차입 부담, 통합 이후 운영 리스크, 게임스톱의 지배구조 문제 등을 거절 이유로 제시했다.

게임스톱은 이달 초 현금과 주식을 절반씩 섞은 방식으로 이베이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제안 가격은 주당 125달러로, 게임스톱이 이베이 지분 매입을 시작한 지난 2월 4일 종가 대비 46%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 약 103억달러 규모의 게임스톱이 자신보다 4배 이상 큰 이베이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성사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다만 게임스톱은 이미 이베이 지분 5%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순한 관심 표명이 아니라 실제 경영권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코언 CEO 역시 지난주 CNBC 인터뷰에서 필요할 경우 이베이 주주들을 직접 상대로 인수 지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언급해 적대적 인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임스톱은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집품과 게임, 마니아 커뮤니티 중심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결합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언 CEO는 최근 FT 인터뷰에서 “이베이가 더 강하게 맞설수록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TD은행은 게임스톱이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부채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TD은행은 관련 서한에서 자금 조달에 대해 “높은 자신감(highly confident)”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스톱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밈주식 열풍의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당시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가총액이 한때 2000억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후 게임스톱은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고 현재 약 90억달러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 자금을 이번 인수 시도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코언 CEO의 행보도 시장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게임스톱 상품과 빈티지 야구 카드를 판매하는 별도의 이베이 페이지까지 개설해 인수 자금 마련에 활용하겠다고 밝히며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았다. 현금과 주식을 절반씩 섞는 거래 구조 역시 온라인에서 각종 밈과 패러디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다만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이베이 이사회가 자금조달과 경영 안정성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데다, 게임스톱의 본업 경쟁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대규모 차입이 현실화할 경우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반응도 엇갈렸다.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이베이 주가는 1% 하락했고 게임스톱 주가는 4.6% 떨어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