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이 로봇수술 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을 중심으로 암 치료와 같은 고난도 수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지난달 로봇수술 누적 2만 건을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2022년 국내 최단 기간 내 1만 건을 기록한 이후 약 4년 만에 추가 1만 건을 시행한 것이다.
로봇수술은 정밀하게 제어되는 로봇 팔을 활용해 진행하는 최소침습수술 방식이다. 출혈과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은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단일공 로봇수술은 하나의 절개 부위에 단일 포트를 삽입한 뒤 고해상도 3차원 카메라와 미세 로봇 기구를 넣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여러 개의 절개창을 만드는 수술보다 시야 확보와 기구 조작이 까다롭지만 몸 깊숙한 병변을 보다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어 고난도 수술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성모병원은 전체 로봇수술 2만 건 가운데 약 3798건을 단일공 방식으로 시행했다. 이는 전체의 약 20% 수준이다. 특히 2024년 기준 단일공 로봇수술의 73%를 암 치료에 활용했다. 이는 국내 평균(39%)을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대표적으로 신장암 분야에서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활용한 부분신절제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장은 혈류가 많은 장기인 만큼 혈관을 일시적으로 차단한 짧은 시간 안에 암 조직만 정확하게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다.
홍성후 로봇수술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개인 900례를 포함해 총 2900건의 로봇수술을 집도했다. 그는 암 제거와 함께 신장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후 투석 가능성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대장항문외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단일공 로봇수술 기반의 최신 술기를 도입해 환자의 회복 속도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진료과별 수술 건수는 비뇨의학과가 7694건(38%)으로 가장 많았고 산부인과 6166건(31%), 외과 5572건(28%), 이비인후과 450건(3%), 흉부외과 101건(1%) 순으로 집계됐다.
2만 번째 로봇수술 환자는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을 앓던 환자였다. 이 질환은 부신에서 알도스테론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과 저칼륨혈증, 전해질 불균형 등을 유발한다. 약물치료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려워 수술적 절제가 권고된다.
환자는 김광순 교수의 집도로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후복막 접근 부신절제술을 받고 하루 만에 빠르게 회복해 퇴원했다.
이 수술은 복부를 거치지 않고 등 쪽에서 직접 부신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복강 내 장기를 건드리지 않아 금식 부담이 적고 통증이 덜해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병원은 이번 2만 건 달성을 계기로 차세대 로봇수술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교육과 연구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로봇수술 거점 병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홍 센터장은 “2만 건이라는 성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지난 17년간 병원을 믿고 수술을 맡긴 환자들의 신뢰와 이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한 의료진의 헌신이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최첨단 로봇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며 최상의 수술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