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사실상 물 건너간 1000t짜리 마포 소각장 건립사업에 들인 행정 비용만 45억원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주민들과의 소송전 끝에 패소해 지난 3월 상고를 포기했고, 소각장 건립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서울시가 주민들과 사전 교감을 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면서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2일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2020년부터 올해까지 마포 소각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집행했던 예산은 총 45억6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인 22억1700만원을 환경영향평가에 썼다. 이어 타당성조사 용역 14억4100만원, 전략환경영향평가 6억5800만원, 소송 비용 74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시가 기존 마포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부지에 새 소각장을 지으려고 했던 건 올 초부터 시행 중인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시는 쓰레기 대란 우려가 커지자 2022년 8월 하루 처리용량 1000t 규모의 대형 지하 소각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듬해 8월 마포 상암동을 최종 입지로 확정했다.
마포구청과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입지를 결정했다며 서울시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의 적법성 여부였다. 서울시는 2020년 4월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구 시행령)에 따라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같은 해 12월 4일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위촉 및 1차 회의개최 계획을 수립했다. 위원 10명은 12월15일 회의에 참석해 위촉장을 받았다.
마포 주민 중심으로 구성된 ‘마포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는 “2020년 12월10일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이 새롭게 개정됐는데, 이 시행령을 따르지 않고 옛날 시행령을 따랐기 때문에 위원회 구성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소각장 입지선정위 위원 정원은 11명 이내에서 11명 이상으로 바뀌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원고 측 손을 들어줬고, 서울시는 올 3월 상고 포기하며 사실상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는 플랜B 없이 무리하게 마포 소각장 건립만 밀어붙이다 쓰레기 대란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비판했다. 시는 기존 강남·노원·마포·양천 총 4개의 자원회수시설을 현대화하고 가동률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해련/이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