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기표냐, 보수 결집 불씨냐…'10~20% 유보층' 어디로

입력 2026-05-14 15:14
수정 2026-05-14 17:06


6·3 지방선거 막판 판세를 가를 변수로 유보층 표심이 떠올랐다. 선거 초반 여당 우세 흐름이 이어졌지만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주요 승부처에서 격차가 좁혀지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면서다.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울산시장 선거처럼 다자 구도가 형성된 지역에서는 유보층의 막판 선택이 판세를 흔들 변수로 꼽힌다.

이번 선거의 무당층 규모는 최근 주요 선거보다 크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말 조사에서 무당층은 27%로, 지난해 대선 16%, 2024년 총선 19%, 2022년 지방선거 17%를 웃돌았다. 다만 조사 방식에 따라 규모는 크게 갈린다. 전화면접 방식인 한국갤럽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무당층 또는 태도 유보층이 20%대 후반까지 잡힌 반면, ARS 방식인 리얼미터 5월 1주차 조사에서는 8.5%에 그쳤다.

정치권에서는 전화면접에서 넓게 잡히는 유보층 전체를 실제 스윙보터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기존 지지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는 전화면접에서 ‘지지 정당 없음’이나 ‘모름’으로 답하기 쉽지만, ARS에서는 저관여층이 응답을 포기하거나 기존 성향대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승부를 가를 유보층은 10%대 중반 안팎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실질 유보층 안에는 국민의힘 노선에 실망한 보수 성향 유권자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계엄·탄핵 국면과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국민의힘 노선에 거부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정당 지지 응답을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거나 제3지대로 빠지면 민주당에 유리하지만, 막판 “그래도 민주당은 안 된다”는 정서로 결집하면 접전지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주요 승부처에서는 유보층의 향방이 변수로 떠오를 만큼 격차가 줄었다. KSOI·CBS 서울시장 조사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는 직전 10.2%포인트에서 5.1%포인트로 좁혀졌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부산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 43%,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1%, 대구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 44%,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1%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재보궐 선거도 변수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뉴스1·한국갤럽 조사 기준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39%,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29%,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21%였다. 박 후보와 한 후보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하 후보를 웃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도 김용남 민주당 후보 29%,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24%,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20%로 혼전 양상이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김용남·조국 후보 단일화 반대는 46%, 찬성은 29%였다.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국민의힘 혼선 때문에 민주당의 감점 요인이 뒷전으로 밀려 있지만, 보수가 전열을 재정비하면 특검법이나 대장동 항소 포기, 사법개혁 같은 민주당 관련 쟁점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탄핵 국면에 실망해 국민의힘과 거리를 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관망하고 있지만, 막판에 ‘그래도 민주당은 안 된다’는 정서가 살아나면 영남권과 재보궐 접전지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