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1일 장중 7800선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7000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이에서 처음으로 '1만피(코스피지수 1만)' 전망이 나왔다. 한국 증시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넘어 구조적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시 상승을 이끈 '반도체 투톱' 한축인 삼성전자의 노조 리스크와 기준금리는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4.32% 오른 7822.24에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한때 7899.32까지 올라 팔천피(코스피지수 8000)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코스피는 장 초반 급등세에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 전체 시총도 사상 처음 7000조원을 돌파하며 새역사를 썼다. 지난달 27일 6000조원을 넘은 지 불과 8거래일 만이다.
국내외 증권사는 잇달아 코스피 목표치를 올려 잡으며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IB JP모간은 한국주식 전략 보고서에서 메모리 사이클 종료 시기를 재평가한 결과를 반영해 기본·강세·약세 시나리오 목표치를 각각 9000, 1만, 6000으로 조정했다. 글로벌 IB가 '1만피'를 목표치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발을 맞췄다. 현대차증권은 강세 시나리오상 코스피가 1만2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12개월 선행 목표치를 9000으로 설정했고, 대신증권은 8800, 시티그룹은 8500을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 강세에 힘입은 것만은 아니다. JP모간은 비메모리 업종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종목들도 벤치마크를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수가 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코스피 상승을 이끈 대장 삼성전자의 노동조합과 사측 갈등이다. JP모간은 삼성전자와 관련해 "투자자들은 노조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당사 애널리스트들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에 7∼12%의 잠재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우려했다. 제이 권 JP모간 연구원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노조 갈등으로 최대 43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시점이 언제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도 변수로 꼽힌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성을 누린 반도체와 기술주 부문의 밸류에이션이 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