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 업계에선 드론 공격과 촬영 등에 사전 대비하는 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드론 위협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관리하는 미국, 중국 정부와 대조적이다.
1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신흥 위협 방지법’을 통해 불법 드론 대응 권한을 제도화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 국토안보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가 보안 구역에 진입한 드론을 탐지·추적·식별할 권한을 법에 명시했다. 또 이런 드론에 전파 교란, 통제권 탈취, 물리적 무력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파손된 드론의 책임 소재도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지난해엔 미 전쟁부가 태스크포스(TF) 조직인 ‘JIATF 401’을 신설해 드론에 의한 공격을 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드론 위협을 심각한 군사·안보 문제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사전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4년 시행된 무인 비행장치 비행 관리 잠정조례에 따라 드론 실명 등록이 의무화됐다. 공안과 항공관리당국은 자세한 드론 운항 정보까지 관리하고 있다.
한국도 드론 비행과 관련된 규제는 있다. 현행 항공안전법상 서울 도심, 공항 주변, 군사시설 인근 등 지역엔 드론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이 있다. 허가 없이 드론을 띄우면 과태료를 부과받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불법 드론을 차단할 법과 제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전파법은 전파 교란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군사 활동, 대테러 활동, 공항시설 보호, 원전 방호 등을 위해선 전파 차단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있다.
다만 조선소, 방산 기업이 독자적으로 드론을 무력화할 권한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물리적 격추는 더 어렵다. 드론을 떨어뜨렸을 때 재산권 침해, 추락에 따른 2차 피해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조선업체 등 기업이 불법 드론을 발견해도 신고 외에 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안티드론 정책을 ‘비행 규제’ 중심에서 ‘방어 시스템’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드론 탐지 이후 전파 교란, 통제권 탈취, 포획, 격추 등 단계별 대응 권한을 법과 제도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빈/조철오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