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부산 북구 덕천역·숙등역 일대는 북구갑 보궐선거 관련 인파가 몰려들면서 마비되다시피 했다. 보수권 단일화가 북구갑 선거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불과 600m 떨어진 곳에서 같은 날 오후 2시 나란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박 후보는 "진짜 북구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찐 북구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한 후보는 주민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역 여론 공략에 집중했다.국힘 지도부 총출동한 박민식 개소식…"내가 진짜 북구사람"
이날 박 후보 개소식에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김민수 최고위원과 김재원 최고위원, 박형준 당 부산시장 후보, 정희용 사무총장, 권영세·김기현·나경원·조배숙·안철수·정동만·박수영·곽규택·조승환·박성훈·주진우·서지영·박충권·김민전·김장겸·이헌승·박준태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91세인 박민식 후보의 모친이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첫 줄에는 참전용사들이 자리했다.
박 후보 캠프는 처음부터 "진짜 북구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과거 부산 북구 지역에서 초·중학교를 나오고, 북구에서 재선한 바 있다.
먼저 박형준 후보는 "박 후보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저와는 형동생 하는 사이다. 수십 년 동안 봐왔는데 정말 역량과 능력, 실력이 출중하다. 외무·사법고시를 패스했고, 행정과 사법을 경험했다. 누구보다 북구를 잘 아는 우리의 일꾼"이라고 추켜세웠다.
장 대표는 "참전용사의 아들 박민식 후보"라고 그를 소개했다. 그는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향해 "정치도 모르고 할 줄도 모르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같이 일하다가 이 대통령이 찍어서 내려보낸 후보"라고 말했다.
또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국민의힘에 대해서 실망한 것도 잘 알고 있다. 우리끼리 갈등하고, 분열했기 때문"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 아니라 박민식처럼 굳건하게 보수를 지켜온 사람이 보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저격했다.
마지막으로 박 후보는 큰절을 한 후 상대 후보들을 향해 "여기저기 기웃하다가 선거 한 달 전 북구 국회의원 하겠다고 하면 믿겠냐. 이것은 북구 주민을 우리 경상도 말로 '알로 보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가짜 북구주민·북구주민 호소인과 진짜 북구주민·북구주민 사람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방어선, 박민식이 확실히 지켜내겠다"고 보수층 결집을 호소했다.주민 한명씩 소개한 한동훈…"북구 주민들이 중심이 되는 개소식"
한 후보 개소식 현장은 오후 1시 이후에 더 이상 인파를 수용하기 힘들어 건물 출입이 제한됐을 정도로 붐볐다. 이날 개소식에서 한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하고, 50분이 넘도록 북구갑에 사는 주민분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소개하는 등 주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한 후보는 이날 개소식을 시민 중심으로 기획한 배경에 대해 "(원래는) 힘센 사람들 한번 모아놓고 말 한번 시키고 그것을 언론에 자랑하는 것,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후보는 북구갑 주민과의 만남이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바로 이 근처에서 채소 장사를 하시며 저에게 줄 찰밥 도시락을 매일 싸 오시는 어머님이 계셨다"며 "제가 받은 밥 한 끼를 평생 잊지 않기 위해 오늘 개소식을 전적으로 주민과의 축제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님 같은 분을 위해서 북구를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다시 한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한 후보의 부인인 진은경 여사를 비롯해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서병수 명예 선대위원장, 신지호 전 의원, 김경진 전 의원,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원외 친한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다만 친한계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는 한 후보가 먼저 참석을 만류한 결과다.
앞서 한 후보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소식은) 지역 주민들의 축제의 장으로 치르려고 한다"며 "참석하겠다고 하는 의원들에게 제가 '북갑 주민들에게 마음을 대신 전할 테니까 이번에는 멀리서 마음만 전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금 중요한 것은 북구 주민"이라며 "한동훈 후보의 발언 시간도 최대한 줄이고, 시민들과 스킨십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개소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