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든 해외법인 매출이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만난 여의도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이같이 말하며 '오리온'을 음식료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해외 현지에 직접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실적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오리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6개월 새 5% 늘었다. 증권가의 평균 목표주가도 14만5000원대에서 17만3000원대로 19% 넘게 뛰었다. 오리온의 지난 8일 종가는 14만1200원이다. 22%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오리온은 매출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지난해 연결 매출(3조3324억원) 중 66%가 중국, 베트남 등 해외 법인에서 나다.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면서다. 지난해 16.8%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7.5%, 18%로 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과업계에서 독보적인 이익률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오리온의 대표 현지화 상품으로는 베트남 법인에서 개발한 쌀과자 '안(An)'이 있다. 현지 소비자 수요 공략에 성공한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만 800억원에 달했다. '안'은 딱딱하지 않고 더 부드러운 식감의 자포니카 품종의 쌀을 사용했다. 수확한 지 6개월, 도정한 지 1개월 이내의 신선한 쌀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제조공정에서 바삭한 식감과 구수한 쌀의 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불에 직접 굽는 방식을 썼다. 엄선한 원료로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뜻으로 이름도 베트남어로 '안전하고, 편안하다'는 뜻의 '안'이라고 붙였다.
'국민 과자'로 불리는 초코파이의 성장성도 여전히 높다. 최근 오리온 초코파이의 매출 증가세는 러시아에서 가장 가파르다. 2022년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지 3년 만인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6년간 러시아 매출은 연평균 22% 증가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러시아를 비롯해 베트남, 중국, 인도 등 5개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러시아에서는 라즈베리맛 등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는 비건 마시멜로를 적용한 초코파이 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초코파이 해외 매출은 5860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는 오리온의 현지화 전략에 따른 성장성에 주목한다. 작년 기준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오리온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가 9개에 달한다. 증권가가 추정한 올해 오리온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6799억원과 6582억원이다. 작년보다 매출은 10.4% 늘고, 영업이익은 16%가량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추세라면 2028년 매출 4조원과 영업이익 7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음식료 업종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라며 "올해는 해외 성장이 다시 빨라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K푸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세계인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익숙한 식품으로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식품업계에선 '현지 직접 제조'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예컨대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을 앞세우던 삼양식품도 내년 1월 중국 현지에서 불닭볶음면 생산 공장을 가동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생산은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