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버스정류장에 있던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택시에 함께 탄 뒤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 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서지원 판사는 이날 오후 미성년자약취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58)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서 판사는 "피고인은 범행 의도를 부인하고 있지만 법원이 습득한 증거 등을 종합해 보면 약취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임에도 동의나 의사 확인 없이 택시에 동승했고 피해자를 때릴 듯이 위협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피해자의 이동 경로와 관련 없는 곳에서 택시를 세울 것을 기사에게 요구한 뒤 피해자를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피해자를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하려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다. 서 판사는 "택시 기사가 '지구대로 갈까요'라고 물었음에도 피고인이 이에 호응하지 않고 정차를 요구했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를 부모에게 안전하게 인계하려던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 나이, 범행 방법 등에 비춰 죄가 무겁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도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동종 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12일 오전 0시30분께 서울 양천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10대 미성년자를 유괴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피해자에게 "택시를 잡아줄 테니 타고 가라"고 말한 뒤 택시에 함께 탔다. 이후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물으면서 위협적인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피해자를 강제로 내리게 한 뒤 다른 곳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