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한 채도 세금폭탄?”…1주택자 양도세 올리면 벌어지는 일[아기곰의 부동산 산책]

입력 2026-05-17 06:51



주택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우리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의식주 가운데 하나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 요소다. 주택을 자산으로 보아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견해와 지나친 과세는 주거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견해가 계속 부딪쳐 왔다. 정권의 성격에 따라 전자에 힘을 실어주기도 하고 후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주택을 자산으로 보아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는 근로자의 경우 1년 동안 고생해도 1억원을 벌기가 어려운데 집값은 1년에 수억원이 오른 것이 정상적이냐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4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지난 1년간 전국 아파트는 4851만원 정도 올랐는데 이는 우리나라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인 4475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서울 아파트는 무려 2억3397만원이 올라 서울 거주 근로소득자의 평균 연봉 5241만원의 4배 정도의 수준이 된다. 서울 아파트만 가지고 있으면 1년 동안 열심히 일한 것보다 더한 수입을 올린다는 것이 정상이냐는 것이 과세론자들의 주장이다. 자산가 vs 근로소득자 이분법 논리 그런데 이런 주장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집을 가진 자산가 대 성실히 일하는 근로소득자’라는 이분법으로 국민을 갈라치기를 하는데 문제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근로소득자가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산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은 것이 문제라면 상속세나 증여세를 강화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소수이고 대부분 본인이 평생 일해서 모은 돈으로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 평생 일하면서 열심히 근로소득세를 다 내면서도 소비를 줄여 모은 돈으로 집을 산 것이다. 거기에 세금을 더 부과하자는 주장이다.

둘째, 자산과 소득을 같은 성격으로 보고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소득은 꾸준히 나오는 것이지만 집값은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년간은 집값이 크게 올랐지만 2022년에서 2023년까지는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2022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지난 4년간 전국 아파트는 8.5%나 하락했다. 서울을 제외하고 나머지 16개 광역 지역의 집값이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집값이 떨어져도 재산세나 종부세는 꾸준히 나왔다. 손실이 나도 자산을 소유했다는 것 자체로 막대한 세금을 내게 된다. 자산과 근로소득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리라는 말이다.

셋째, 자산에 의한 소득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문제이다. 같은 자산이라도 주식이나 암호화폐는 과세가 거의 되지 않는다. 주식의 경우 종목당 10억원이 넘는 경우에만 과세가 되는데, 이마저도 연말 이전에 일부 처분해서 대주주 요건을 벗어나면 비과세가 된다. 암호화폐의 경우 향후 과세 계획은 있지만 계속 유예돼 왔고 세율 자체가 부동산에 비해 낮은 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주식이나 암호화폐 시세 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대해 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자산이라고 모두 과세가 되는 것이 아닌데, 이미 상당한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주택만 불로소득으로 취급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 논리라는 것이다. 현재는 1주택자라도 취득세와 보유세 등 상당한 세금을 내고 있고 특히 고가주택 소유자는 1주택자라도 양도소득세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여권에서는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첫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일부 폐지이다. 지난 칼럼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거주분이 아니라 보유분만 폐지해도 실거주가 더 손해를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거주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려면 거주분을 기존 연 4%에서 연 8%로 상향 조정하면 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다행히 정부에서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하여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하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10년 보유, 10년 거주한 사람만 증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10년 미만 동안만 거주한 사람은 세금이 오르게 된다.

둘째,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다.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12억원 이하로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되고 1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과세가 되는데 이 기준을 낮추자는 논의가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은 그동안 꾸준히 상향 조정되어 왔었다. 종전에는 6억원이었던 기준이 2008년에는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되어 적용되다가 2021년에는 12억원으로 다시 조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과거 정부, 양도세 비과세 기준 꾸준히 올려그러면 과거 정부들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왜 꾸준히 상향해 왔을까? 1가구 1주택자의 주거권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없다고 가정해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떤 사람이 10억원에 집을 팔았더니 30%에 해당하는 3억원의 세금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그 사람은 순자산이 10억원에서 7억원으로 줄어든다. 10억원짜리 집에서 살다가 그 집을 파는 순간 7억원짜리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더 낡고 더 좁고, 심지어는 더 먼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

물론 집을 팔지 않고 그 집에서 계속 살게 되면 양도세는 내지 않는다. 하지만 직장을 옮기거나 자녀 학군 문제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아이가 커감에 따라 집이 좁아 더 큰 집으로 이사하려는 수요는 언제나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집을 파는 사람들은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하니 이사를 할 때마다 자산이 줄어드는 것이다. 더 나아가 주거 이전을 제약받게 된다.

이런 이유로 1가구 1주택자는 비과세를 기본 원칙으로 해왔다. 다만 고가 주택의 경우는 양도세 비과세 기준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고 있다. 고가 주택 소유자들은 담세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KB국민은행 통계가 시작된 2008년 12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5억2530만원이었다. 그 당시 양도세 비과세 기준점이 9억원이었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는 대부분 양도세 비과세 대상자였다.

그러다 서울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2020년 3월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9억원을 돌파하자 서울에서 양도세를 내는 1주택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2021년 10월에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2억원을 돌파하면서 서울에 집을 가진 대다수의 1주택자들이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이러자 그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는 서둘러 2021년 12월 8일부터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점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맞추기 위함이었다.

그러면 이런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6억원에서 2008년 11월에 9억원으로, 그리고 2021년 12월에 12억원으로 꾸준히 상향 조정되어 왔던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돈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집값도 꾸준히 올라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0년을 주기로 통화량(M2)이 두 배로 증가해왔다. 2008년의 6억원의 가치가 현재의 6억원이 갖는 가치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대부분의 세법에서 공제 한도를 돈 가치 하락에 맞추어 높여왔던 것이다.

결국 현재의 추세라면 양도세 비과세 기준점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5억원으로 상향 조정할 시기가 된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2025년 12월에 이미 15억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친여권 인사들이 양도세 비과세 기준점을 내리자는 주장을 공식적으로 하고 있고 일부 여권 인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는 일부 여권 의원들이 양도세 공제 한도를 평생 한 번 2억원으로 제한하자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공식적인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는 있지만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증세 계획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기곰 (‘재테크 불변의 법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