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500억 '적자전환'…김범석 "일시적"

입력 2026-05-06 08:29
수정 2026-05-06 08:36


쿠팡이 지난 1분기 3500억원의 적자를 내며 2021년 이후 최대 분기 적자를 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으로 매출 성장세도 한 자릿수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문제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2조4597억원(85억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고 5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까지 분기마다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으나 1분기에 성장세가 둔화하며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3545억원(2억4200만달러)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의 52%에 달하는 규모다. 당기순손실은 3897억원(2억6천600만달러)이다. 쿠팡Inc가 분기 적자로 돌아선 건 2024년 2분기(-342억원) 이후 6분기 만이다. 2021년 4분기 4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역대 최대 적자 규모다.

사업 부문별로는 로켓배송을 포함한 쿠팡의 핵심 쇼핑 서비스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이 10조5139억원(71억7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9조9797억원(68억7000만달러)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치며 외형적 성장이 둔화했다.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 매출은 1조9457억원(13억28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 대비 28% 성장했다. 고객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다. 1분기 활성 고객(해당 기간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으나, 지난해 4분기(2천460만명) 대비 70만명 감소했다.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 김 의장은 이번 수익성 악화 배경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회원 탈퇴 문제와 보상 비용,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인 비효율성을 꼽았다.

김 의장은 "지난 1월 15일부터 시행한 약 1조6850억원 상당의 구매이용권 보상 프로그램의 일회성 비용이 2분기 초반까지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탈퇴 회원의 80%가 재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간 영향받은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된 성장 효과가 전년 대비 비교 실적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물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물류 예측 패턴을 방해를 받아 유휴 설비와 재고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며 "수요가 다시 예측 가능해지면서 비효율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쿠팡 측은 이날 한국 정부의 동일인 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지정과 관련해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대응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 이후 쿠팡은 지정 취소를 요구하며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쿠팡은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관할 지역에서 관련된 모든 규제 요건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는 지난달 29일 쿠팡 법인으로 돼 있던 쿠팡의 동일인을 자연인 김 의장으로 변경해 지정했다. 이는 쿠팡이 2021년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 후 처음이다.

쿠팡Inc는 이번 분기 2040만주(3억9100만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사회는 최근 자본 배분 전략 일환으로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가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