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공방이 법정 제출 자료 범위를 놓고 격화하고 있다.
법원이 경영권 인수 관련 계약 서류를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리자, 고려아연 측은 "배임 의혹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공세를 강화했고 영풍 측은 "경영 전략 침해"라며 반발했다.
5일 법조계와 고려아연 계열사 KZ정밀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황병하·한창훈·이균용 부장판사)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제기한 즉시항고를 지난달 28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지난해 12월 고려아연 측의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인용한 데 이어, 항고심 역시 MBK와 영풍 간의 계약 서류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서류에는 MBK가 영풍 측 지분을 일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 등 세부 조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MBK에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넘기기로 약속해 법인과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장 고문 등을 상대로 9300억원대 주주대표소송을 진행 중이다.
KZ정밀 관계자는 "재판부가 계약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을 인정하고, 주주의 정당한 감시 권한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고려아연 주식이 어떤 조건으로 MBK에 이전되는지, 이 과정에서 주주 이익 훼손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영풍 측은 별도의 소송인 '위법행위유지 청구' 과정에서 내려진 문서제출명령 기각 결정을 근거로 맞서고 있다.
영풍은 "경영권 협력의 핵심 내용은 이미 공시를 통해 충분히 공개됐다"며 "최 회장 측의 과도한 자료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영풍 측은 주주대표소송 관련 문서 제출 명령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핵심 경영 전략과 영업 기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KZ정밀 측은 "기각된 서류는 계열사 간 후속 계약서로, 이번에 제출 명령이 내려진 경영협력계약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