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본드에 굳어 숨도 못 쉬던 새끼고양이…대반전 일어났다

입력 2026-05-04 22:14
수정 2026-05-04 22:27

온몸이 본드에 범벅돼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던 새끼고양이가 새 주인을 찾아 새 삶을 살게 됐다.

텍사스 북부 동물 애호 협회(Humane Society of North Texas)는 최근 죽음의 문턱에서 구조된 생후 2개월 된 새끼고양이 엘머(Elmer)의 사연을 공개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월 31일, 텍사스 포트워스의 동물 애호 협회 보호소에 실려 온 엘머는 처참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누군가 발견해 구조할 당시 엘머는 접착제가 가득 담긴 통에 빠져 있었고, 눈과 입 주변까지 하얀 본드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상태였다.

의료진은 즉시 주사기로 탈수 상태인 고양이에게 수분을 공급하며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올리브 오일과 주방 세제 등을 이용해 본드를 닦아내려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이때 보호소 직원이 '카놀라유'를 대량으로 구매해 왔다.

수의사들은 약 7.5리터에 달하는 카놀라유에 고양이를 담가 부드럽게 마사지하며 본드를 녹였다. 몇 시간에 걸친 고된 세척 작업 끝에 회색과 흰색이 섞인 고양이 털이 모습을 드러냈고, 다음 날에도 여러 번의 카놀라유 목욕이 이어졌다.

엘머라는 이름은 유명 접착제 브랜드에서 따왔다.

4월 중순, 보호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엘머의 사연을 공유하자 수백 명의 사람이 입양 의사를 밝혀왔지만, 엘머의 새 가족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

회복 기간 엘머를 정성껏 돌봐주던 72세의 임시 보호자 리아 오웬스가 엘머의 가족으로 낙점된 것.

지난 1년간 부상당한 고양이들을 전담해 돌봐온 베테랑 임시 보호자인 오웬스는 지역 신문에서 본드를 뒤집어쓴 엘머의 사진을 보고 임시 보호를 자처했다.

오웬스는 이미 세 마리의 반려묘가 있어 입양을 망설였지만, 집안을 누비며 다리에 몸을 웅크리는 엘머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됐다고 WP는 전했다.

보호소로부터 엘머의 공식 입양자가 됐다는 소식을 들은 오웬스는 기쁨의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