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자신보다 4배 몸집 큰 이베이에 82조원 인수 성공할까?

입력 2026-05-04 19:54
수정 2026-05-04 20:07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밈스톡의 대표주자인 게임스톱이 미국 현지 시간으로 3일, 약 560억달러(약 82조3,700억원)에 이베이 인수를 제안했다. 게임스톱의 최고경영자(CEO)인 라이언 코언은 이베이 이사회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주주들에게 직접 인수 제안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프리마켓에서 이베이(EBAY)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 넘게 급등했다. 게임스톱(GME)주가는 4% 떨어졌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비디오게임 소매업체인 게임스톱의 라이언 코언은 현재 이베이 지분 약 5%를 확보했으며 이베이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주당 125달러에 현금과 주식을 50대50으로 하는 인수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베이의 금요일 종가를 기준으로 약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코언은 TD은행으로부터 거래를 위해 최대 200억 달러의 부채 금융을 게임스톱에 제공하겠다는 확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1월말 기준 약 94억 달러의 현금 및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폴 프레슬러 이베이 회장에게 보낸 제안서에서 게임스톱이 2월 4일부터 이베이 인수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베이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신은 위임장 대결을 벌여 주주들에게 직접 제안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베이의 위임장 자료에 따르면 6월로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에 앞서 이사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기간은 이미 종료됐다.

코언은 “게임스톱과 이베이를 한 지붕 아래에 두면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트레이딩 카드와 같은 수집품 판매에 중점을 두는 등 일부 사업 영역이 겹친다. 코언은 이를 통해 이베이의 시가 총액을 수천억 달러로 10배 이상 끌어 올릴 수 있으며 “이베이가 전자 상거래 부문에서 아마존의 진정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언은 게임스톱과 그 이전에 공동 창업했던 온라인 반려동물 용품 마켓플레이스인 츄이 운영 경험을 언급하며 "이베이 사업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저보다 더 나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베이의 시가총액은 게임스톱보다 약 네 배 가까이 크다. 지난 금요일 장 마감 기준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약 120억 달러, 이베이의 시가총액은 약 460억 달러이다. 두 회사 주가는 올해 각각 32.1%와 19.5% 상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코언의 이베이 인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집품과 기타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이베이의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번스타인 분석가들은 “이베이의 경영 정상화가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며 굳이 판을 뒤집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 계획도 명확하지 않다. 게임스톱이 약 94억 달러의 현금 및 유동성 자산을 보유했다 해도 560억달러 가운데 나머지 재원 조달이 확실하지 않다. 코언은 이번 거래의 현금 부분은 해당 자산과 제3자 지분 및 부채 조달을 통해 충당될 것이며 중동 국부 펀드 등 외부 투자자들의 지원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1995년 기업가 피에르 오미디야르의 취미 활동에서 시작된 이베이는 수집품과 자동차 액세서리 수요 및 라이브 스트리밍 경매 덕분에 지난 주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언 코언은 헤지펀드 운용을 통해 큰 자산을 축적했으며 2021년 밈 주식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밈주식킹'으로도 불린다. 소셜 미디어에서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대담하고 파격적인 투자로 유명하다.

코언은 2020년에 게임스톱의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2021년 1월 게임스톡 이사회에 합류한 후 CEO가 돼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바꿔놓았다. 개인 투자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얻은 후 배드 배스앤 비욘드 등 여러 기업에 행동주의 투자를 단행했다.

게임스톱은 팬데믹 기간 동안 게이머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2021년 헤지펀드 공매도 세력의 공매도로 주가가 급락하자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면서 게임스톱은 전 세계적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당시 주가는 1,700% 이상 폭등했다.

최근 게임스톱은 게임 산업의 구조적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스톱은 지난달 4분기 매출이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베이 주가 차트]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