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1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창사 이후 처음이다. 아내의 태교 여행을 위해 해외에 나간 박재성 노조 위원장은 귀국하지 않은 상태다.
노조가 밝힌 이번 1차 파업 기간은 오는 5일까지다. 노동절과 주말이 끼어 있어 정상 근무일은 4일 하루뿐이지만, 휴일 교대근무 인력의 파업까지 감안하면 약 1500억원의 손실(지난달 28~30일 부분파업으로 인한 손실 포함)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추정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현재까지 23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치는 같은 조건에서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의 묶음을 일컫는 단위로, 1배치는 통상 50억~60억원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긴급 가용 인력을 활용한 비상 대응에 적극 나섰음에도 일부 배치의 생산이 불가피하게 중단됐다”며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환자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제품도 있다”고 했다.
앞서 법원이 내렸던 ‘일부 공정 파업 금지 결정’은 노조가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지방법원 민사21부(부장판사 유아람)는 회사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달 23일 “의약품의 변질이나 부패 방지와 관련된 작업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인용했다. 파업 참여 형태도 조합원이 휴일처럼 집에서 쉬고 있을 뿐, 농성이나 집회 등은 하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아내의 태교 여행을 위해 지난달 말께 출국해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아내가 임신 20주차이고 오래전에 계획해 둔 여행이었다”며 “잠시 자리를 비워도 의사결정 및 업무 처리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노동계 안팎에는 박 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노무법인 대표는 “아무리 계획을 세워도 실제 파업을 시작하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양측의 감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때에 그걸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람이 자리를 비우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노무법인 대표도 “파업 때 자리를 비우는 위원장은 조합원에게 신임을 얻기 어렵다”며 “정치 행위인 파업을 회사 근무처럼 여기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오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 아래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박 위원장은 그 전날인 3일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등 후속 파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 최근 1개월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사람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추가적인 피해 예방과 기업환경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