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과도한 요구' 경고에도 딴청…삼전 노조 "우리 아닌 LG 겨냥"

입력 2026-05-01 10:54
수정 2026-05-01 15:04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타사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한 정부와 여론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본질은 외면한 채 아전인수격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전날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경고 아니냐는 질의에 “LG(유플러스)를 보고 하는 이야기다. 그들은 (영업이익의) 30%를 달라고 하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처럼 납득 가능한 수준(15%)으로 해야하는데”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나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에게 지탄을 받게 된다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삼성전자 노조 파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응답자 69%가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900억원이고, 임직원이 약 9800명임을 고려하면 1인당 27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은 1인당 약 6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구 비율은 낮지만 실질 수령액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 노조는 파업 자체를 촉구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서도 “노조를 악마화했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홍광흠 위원장 명의로 김 장관에게 보낸 항의 서한을 통해 “장관께서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 보여준 민간기업 노사관계에 대한 불균형한 시각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국가 경제를 볼모로 노조를 악마화해 국민 여론을 선동하는 행위”이라고 주장했다. 김 장관이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성과가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결실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