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교환담합 금지 규정 최초 적용...적용된 법리는올해 2월 공정위는 4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에 관한 정보를 상호 교환한 행위를 부당 공동행위로 판단하고 총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 사건은 2021년 12월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신설된 경쟁제한적 정보교환담합 금지 규정을 최초로 적용한 사례이다.
종전 법 체계하에서 대법원은 사업자 간 가격, 거래조건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가 교환되는 행위가 반복되더라도 정보교환 사실만으로는 사업자 간 가격 등의 합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부당한 공동행위 유형의 하나로 가격, 생산량, 거래조건 등의 정보를 주고받아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를 추가하여 정보교환담합도 규율대상 행위로 포함하였다.
정보교환담합이 공정거래법상 금지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① 교환 대상 정보의 성격, ② 정보교환에 관한 사업자간 합의 존부, ③ 관련시장에서의 경쟁제한 효과, ④ 경쟁제한 효과를 상쇄할 만한 효율성 증대효과 존부를 고려하여 판단한다.
위 사건에서는 ①, ③ 요건이 특히 문제되었다. ① 관련하여 부동산 담보인정비율(LTV)은 차주가 제공하는 부동산 담보물의 가치 대비 대출가능 한도를 정하는 기준이다. 은행들은, 은행 간 경쟁은 대출금리 위주로 이뤄지고, 부동산 담보인정비율은 거래조건 또는 경쟁상 민감한 정보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지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으나, 공정위는 대출가능금액, 대출금리, 대출서비스 수준 등 담보대출 거래 내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조건으로 보았다. 즉, 담보인정비율이 다른 은행보다 높으면 대출금 회수 위험을 많이 부담하게 되므로 낮추고, 자신의 담보인정비율이 다른 은행보다 낮으면 고객이탈로 영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높였다고 판단했다.
③ 관련, 은행들은, 담보인정비율은 각 은행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독자적으로 산출하고 실제 결과도 상이하다는 점, 타행 정보를 고려하여 담보인정비율을 조정한 사실이 없다는 점, 실제 대출금액 감소, 금리인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경쟁제한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담보인정비율 정보 교환으로 경쟁사업자의 전략에 관한 불확실성이 감소한 점, 교환된 정보를 바탕으로 담보인정비율 격차를 줄이거나 조정한 점, 4개 은행들의 담보인정비율(평균)은 정보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인 점, 담보인정비율 변화는 대출가능금액이나 금리 등 거래조건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유로 부동산 담보대출시장의 경쟁제한 효과를 인정하였다. '부당 공동행위' 규제 강화, 사전 예방 중요도↑향후 법원에서 담보인정비율의 성격을 비롯한 여러 쟁점 등에 대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정보교환담합 금지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인만큼 관련 법리도 제시될 것이므로 법원의 판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수준도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징금은 보통 위반행위와 관련된 매출액(관련매출액)에 중대성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한 금액을 기초로 산정된다(정률과징금). 공정거래법에서는 부과기준율의 상한을 정하고, 과징금고시에서 중대성의 정도별 부과기준율 상한과 하한을 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작년 12월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과징금 상한을 현행 관련매출액의 20%에서 30%로, 정액과징금(매출액이 없거나 매출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부과) 상한은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마련하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3월에는 과징금 산정시 적용되는 부과기준율의 하한을 대폭 상향한 과징금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반복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강화, 과징금 감경 요소 일부 삭제 또는 감경 비율 축소도 포함하고 있어 향후 부당 공동행위로 인정되면 경제적 제재 수준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공정위가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므로 기업 입장에서는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통한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정보교환담합은 명시적 합의가 아닌 비공식적 접촉, 반복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내부 통제 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즉, 가격, 거래조건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반 가능성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전 법률 검토를 거치는 체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