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퇴직금 지급을 피하기 위해 1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반복하는 이른바 ‘364일 쪼개기 계약’을 공공부문에서 퇴출한다. 고용 불안을 겪는 단기 노동자에게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전국 최초로 시행했던 ‘공정수당’을 지급해 불안정한 노동에 대한 보상 체계를 새로 구축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이 같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2027년 도입 예정인 '공정수당'이다.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 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생활임금 평균·최저임금의 118%)의 8.5~10%를 정액으로 지급한다.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보상률을 높여 고용 불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관들이 장기계약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월 정액임금이 적정임금(생활임금 평균·최저임금의 118%)에 미달하는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2027년 예산안에 일시 반영해 적정임금을 보장한다.
불공정 고용관행 근절을 위해 공공부문의 1년 미만 계약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를 거쳐 업무 특성과 계약 기간, 인원의 필요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심사위원회에 외부위원을 의무 포함하는 등 제도 실효성도 높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 "11개월 15일 일한 사람에게 퇴직금을 안 주려고 계약을 끊는 것은 정부가 부도덕한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편법 고용 실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지난 1월에도 "정부가 가장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 노동자 남용 방지 조치도 병행한다. 초단시간에게도 주휴수당 등 추가 비용을 의무화해 비용 절감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상시·지속 업무에 단기계약을 반복해온 기존 노동자에 대해선 정규직 전환을 적극 유도한다. 2017년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52개 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한 전환 결정을 지도한다.
정부가 지난 2월부터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14만6000명 중 절반인 약 7만3000명이 1년 미만 단기계약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격차도 확인됐다. 기간제 노동자 평균 정액임금은 월 289만원이었지만, 1년 미만 계약자는 월 280만원으로 더 낮았다. 동일 직종이라도 소속기관에 따라 임금 차이가 났고, 정규직 대비 복지포인트·식대·명절 상여금 수령 비율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이행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공공기관·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및 자치단체 평가에 비정규직 고용 관련 지표를 강화하고, 고용노동부 내에 '비정규직 고용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한다. 매년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관계부처 합동 비정규직 태스크포스(TF)를 정기 운영해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정기 실태조사도 연 1회 이상 실시해 정책 결정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지난 4월 6일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불합리한 관행 온라인 상담센터'를 개설했다.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감독 및 시정 조치를 취한다.
정부는 대책 내용을 예산안에 신속히 반영하고, '(가칭)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민간 부문으로도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출범하는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공무직 등 추가 처우개선 논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