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 '40%' 급등…"재료가 없다" 삼전닉스도 '비상'

입력 2026-04-28 07:04
수정 2026-04-28 07:31

이란 전쟁 여파로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IT·전자업계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중동 분쟁으로 주요 원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AI 서버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PCB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충격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전자업체들에 가중된 부담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란 전쟁이 석유와 플라스틱 산업을 넘어 IT·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난의 핵심은 원자재 수급이다.

이란이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석유화학 단지를 공격하면서 PCB 제조에 필수적인 고순도 폴리페닐렌에테르(PPE) 수지 생산이 중단됐다.

해당 설비를 운영하는 사빅(SABIC)은 세계 고순도 PPE 공급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공급이 위축된 상태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PCB 가격은 4월 한 달 동안에만 최대 40% 급등했다.

AI 서버 수요 폭증에 원자재 확보 경쟁까지 겹친 결과다.

PCB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구리 가격도 올해 들어 최대 30% 상승했으며, 유리섬유와 에폭시 수지 등 부재료의 공급 부족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로이터는 대덕전자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등 주요 고객사와 가격 인상 협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에폭시 수지 등 일부 화학 소재의 조달 기간(리드타임)은 기존 3주에서 15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비용 전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제는 고객 대응보다 원자재 확보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