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줄 서면 되냐껍.”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아이폰17로 찍은 포카칩 광고’ 영상에 진로 공식 계정이 남긴 댓글이다. 광고를 만들었더니 기업들이 댓글로 몰려드는 장면이 벌어졌다.
반전 광고에 기업들 '우르르'
마켓피디아가 제작한 해당 영상은 시작부터 고화질 광고처럼 보인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화면과 고급진 연출이 이어지며 기대를 끌어올린다. 그러나 3초 뒤 화면은 흐릿해지고 연출은 허술해지며 예상과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진다.
일부러 완성도를 무너뜨린 ‘반전’이 웃음을 만든다. 시청자는 잘 만든 광고가 아니라 광고가 무너지는 순간을 소비한다. 실제로 “끝까지 다 본 게 어이없다”, “너무 웃기다”는 반응과 함께 “포카칩 안 땡겼는데 바로 사먹어야겠다”는 댓글까지 등장했다.
이 영상이 더 큰 화제를 모은 이유는 댓글이다. 버거킹, 오리온, 오뚜기, 스타벅스 등 주요 기업 공식 계정이 “광고를 맡기고 싶다”며 등장했다. GS25는 광고 문의를 남겼고, 신신제약은 제품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은 “공식 계정이 이렇게 많이 등장한다고?”, “기업들이 줄 서는 게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댓글 자체를 또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했다.
"사람들은 세로로 보는데 광고는 왜 아직도 가로죠?"…광고도 숏폼 환경에 적응해야
이 영상을 만든 마켓피디아는 데이터 분석 기반 회사로 “광고 형식이 획일화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기존 광고가 ‘사고 싶게끔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들은 오히려 완성도를 낮추고 기대를 깨는 반전 구조를 택했다. 이는 짧은 시간 안에 시선을 붙잡아야 하는 숏폼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마켓피디아도 홈페이지에서 “사람들은 세로로 보는데 광고는 왜 가로냐”며 9:16 세로형 광고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또 마켓피디아 관계자는 “초기에는 반전 영상으로 주목받았지만 젠하이저와 우버 광고의 경우 소비자들이 하나의 테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정식 광고로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릴스 광고계 1황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 직접 참여…광고는 이제 ‘참여형 콘텐츠’
이 콘텐츠의 핵심은 기업 참여다. 브랜드 공식 계정이 댓글로 등장하면서 광고가 하나의 이벤트로 확장한다. 이용자들은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댓글을 확인하고 반응을 공유하며 이를 즐긴다.
이 과정에서 광고는 일방적 메시지가 아니라 이용자와 기업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콘텐츠’로 변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저비용으로 높은 화제성을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실제 우버는 광고 이후 앱스토어 순위 상승 효과를 봤고, 네파는 추가 의뢰로 이어졌다.
다만 마켓피디아 측은 "광고주의 수정 요청이 많을수록 조회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고 설명했다. 메시지를 다듬고 표현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즉흥성과 '날 것'의 감각이 약화하기 때문이다. 제작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할수록 더 높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피디아 사례는 광고의 변화를 보여준다. 음식이 얼마나 맛있어 보이느냐가 과거에 중요했다면 지금은 광고의 중심이 ‘콘텐츠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광고는 더 이상 설명이 아니라 사용자를 멈추게 하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