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병사들이 수개월간 충분한 식량과 물을 공급받지 못해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말라간 것이 밝혀졌다. 병사들의 깡마른 사진이 공개되자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병사 급식을 책임지던 고위 장성을 해임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북동부 쿠피안스크 인근 오스킬강에 배치된 병사들의 가족은 이들이 8개월 동안 식량과 의약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병사 중 한 명의 아내인 나스타시야 실추크는 스레드에 4명의 병사 사진을 올렸다. 모두 창백하고, 갈비뼈가 훤히 드러났다. 팔뚝도 깡말라 영양실조 상태가 뚜렷했다. 실추크는 "이들이 전선에 도착했을 때 몸무게는 80~90㎏이 넘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체중이 50kg 정도밖에 안 나간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한 번 보급이 이뤄지면 10일 동안 더 이상 식량을 얻지 못했다. 실추크는 병사들이 생존을 위해 빗물과 녹인 눈을 마셔야만 했다고 했다.
실추크는 "식량 없이 버틴 가장 긴 기간은 17일이었다"며 "무전으로 호소해도 아무도 듣지 않았거나, 어쩌면 듣기 싫어했던 것 같다. 남편은 식량과 물이 없다고 소리치며 애원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남편의 사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병사의 딸인 이반나 포베레즈니우크는 제14독립기계화여단 병사들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사들이 굶주림으로 의식을 잃고 있다"며 자기 아버지는 전선에서 대피했지만, 다른 이들은 여전히 그곳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병사들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자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병사 급식을 책임지던 사령관을 바꿨다. 제14독립기갑여단도 후방 지원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위치가 적군 전선과 극히 가까워 공수 공급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실추크는 "새로운 지휘관이 부임했고, 그가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이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남편이 지난 8개월 동안 먹었던 것보다 더 많이 방금 먹었다고 내게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