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시가총액 3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작년 200조원을 넘어 시총 3위에 복귀한 지 4개월 만에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에서 로봇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기준 301조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13조4400억원에서 41.0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시총 순위는 10년 전인 2016년만 해도 삼성그룹에 이어 2위였다. 시총 100조원이 넘는 그룹이 삼성과 현대차뿐이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후 SK하이닉스를 앞세운 SK그룹, 2차전지 사업 기대가 큰 LG그룹에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로봇 기업 전환과 방위산업 확대를 발판으로 시총 200조원을 돌파하며 3위에 복귀했고, 올 들어서는 연초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주가가 급등해 4위 LG그룹과의 시총 격차를 44조원에서 85조원까지 벌렸다.
그룹사별로 보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톱3의 자리는 굳건했다. 현대차 시총은 105조407억원으로 2016년 대비 2.73배 증가했고, 기아는 3.76배 증가한 59조8893억원으로 불어났다. 현대차와 기아 시총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올 들어 로봇 사업 일정이 가시화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2028년까지 제조시설에 배치하고, 2030년까지 연간 최대 3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을 적용한 소형 전기차 모델을 이르면 내년 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방산과 원전 관련 계열사의 시총 증가세도 가팔랐다. 방산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된 현대로템의 시가총액은 25조4301억원으로 10년 전(1조5428억원)보다 16배나 불어났다. 원전 건설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이 기간 시총이 4배 증가해 19조26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노션(-32.47%)과 현대제철(-25.44%) 시총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2조51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기아는 1년 전보다 26.7% 줄어든 2조20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