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에 샀던 하이닉스, 14년 만에 878조로

입력 2026-04-26 17:22
수정 2026-04-26 17:23

SK그룹 시가총액이 올 들어 1000조원을 돌파했다. 14년 전 3조4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며 체급을 끌어올렸다. SK스퀘어,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질적 성장과 주주환원 정책도 자양분이 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SK그룹 계열사 전체 시총은 지난 24일 기준 1073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474조1200억원(79.06%) 불어난 것이다. 시총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473조9300억원에서 올해 870조9220억원으로 83.77% 급증해 시총 상승분 대부분을 견인했다. 2012년 반도체 불황기 때 단행한 과감한 초기 투자로 이듬해 세계 최초로 HBM 개발에 성공하며 주력 계열사로 우뚝 섰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최첨단 HBM을 선제적으로 납품하며 지난해 한 해 274.35%에 달하는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80% 넘게 뛰어 주가가 120만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격차를 좁히면서 반도체 대표주로 입지를 굳혔다.

주력 계열사의 질적 성장도 그룹 시총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데 일조했다. 그룹 내 시총 2위를 차지하는 SK스퀘어(95조6700억원)는 시총 100조원을 넘보고 있다. 올해 주가가 85% 가까이 올라 시총 규모가 47조620억원 늘었다. 시총 3위인 SK㈜(28조8920억원) 역시 4조8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에 힘입어 시총이 올 들어 50% 이상 커졌다. SK텔레콤 시총도 작년 말 11조원대에서 올해 21조4790억원으로 86.92% 증가했다. 내수 통신사에 머물지 않고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구조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 시총 증가율 기준으로 SK이터닉스(1조8570억원·165.67%)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SK이터닉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의 인수 소식과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 사업 가치가 부각돼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