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해외주식]
유전개발 및 서비스 분야의 선도기업인 할리버튼(HAL US)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제시했다. 특히 유전 탐사활동을 의미하는 Drilling & Evaluation 사업의 매출이 다섯 분기 만에 소폭이나마 성장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경영진은 북미시장의 회복 신호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집권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로 대변되는 강력한 화석에너지 친화정책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유전개발 활동은 침체 사이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의 구조적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 전쟁으로 인해 공급과잉 우려가 일시에 해소되면서 유전개발 활동의 본격적인 재개가 기대된다. 할리버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한다.
예상했던 대로 회계연도 기준 올 1분기에도 북미지역의 매출 성장률은 -4%라는 부진한 수준에 머무르고 말았다. 그러나 해외시장 매출은 3%의 탄탄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의 영향으로 중동·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13%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괄목할 성장이었다고 판단된다. 역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충격이 영향을 미치면서 조정 영업이익률은 직전분기의 15%보다 하락한 13%를 기록했다.
실적발표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전 개발 사이클의 세계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한 경영진의 평가다. 이란과 미국 간 전쟁 이후 에너지의 공급망을 중동에서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켜야 할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업황이 부진한 북미지역의 경우도 고객들의 활동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경영진은 지적했다. 사실 전쟁이 발발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사라졌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신규 유전개발에 대한 투자심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직전분기 할리버튼의 경영진은 노후화된 북미지역 유전설비들의 교체 및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경영진이 제시한 2분기 매출성장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기준 평탄한(Flat) 수준의 성장을 암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업황의 긍정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역시 당장 드라마틱한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 경영진은 하반기 이후 북미지역 유전개발 업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란-미국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인식이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동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경우 에너지 공급망의 장기적인 다변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을 대신하는 에너지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는 미주 및 아프리카, 러시아 등의 지역에서 적극적인 에너지 개발 활동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다.
역사적으로 할리버튼의 밸류에이션은 국제유가의 수준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아왔다. 지난 5년간 12개월 FWD 실적 기준 PER과 브렌트유 가격의 상관관계는 0.4를 상회한다. 특히 2025년 중 할리버튼의 밸류에이션을 짓눌렀던 원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전쟁으로 인해 한번에 해소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추세와 함께 2026년 할리버튼의 밸류에이션을 지지해 줄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평가한다. 할리버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유지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