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위기 아동 찾는다"…진료 이력 없는 6세 이하 6만명 조사

입력 2026-04-22 23:04
수정 2026-04-22 23:05

정부가 의료기관을 이용한 적 없는 6세 이하 아동 약 6만명에 대해 다음 달부터 전수 조사에 나선다. 학대 위기에 놓인 아동들을 좀 더 일찍 발견하기 위해서다.

또 아동학대 범죄의 법정형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학대 피해 아동을 보호할 쉼터는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2일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시행함으로써 연간 학대 사망 아동을 2020∼2024년 평균 41명에서 2029년 30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정부의 이번 방안은 영유아와 장애 아동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바깥 활동이 적고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 아동들은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2024년 조사에서 아동 학대 사실이 발견된 비율은 3.57%였고, 이 가운데 2세 이하 아동의 발견율은 2.42%로 더 낮았다.

반면, 2022∼2024년 학대에 따른 사망 아동(124명) 중 2세 이하 아동은 46.8%(58명)로, 절반에 가까울 만큼 피해가 집중됐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경찰청과 함께 위기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자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등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5만8000명을 찾아내고, 다음 달부터 위기에 놓였을 가능성이 큰 아동들부터 전수 조사한다.

특히, 가정에서 재방문마저 거부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조사의 실효성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는 영유아 건강검진 시 검사 방법에 외상 같은 이상 여부를 살펴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2세 미만 영아 양육 가정에 전문 인력이 방문해 건강 관리·상담을 제공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 사업'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는 보육사업 지침에 무단결석 영유아의 관리·대응 요령을 담는 등 아동의 안전 확인과 학대 예방·대응도 강화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보호자가 아동의 입학 연기를 신청할 때 아동을 꼭 동반하게 해 취학 대상 아동의 안전 확인 절차도 강화한다.

정부는 아동학대 범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에 따라 법정형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 학대 살해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아동 학대 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데, 정부는 처벌 강화 필요성과 처벌에 따른 영향, 형벌 간의 비례원칙 등을 고려해 현행 처벌 수준의 적절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녀 살해를 아동 학대 범죄로 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8월부터는 학대 의심 사망 사건을 심층 분석해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환류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시민사회 일각에서 주장해온 아동사망검토제의 필요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 제도를 통해 모든 아동 사망 사례를 살펴보고, 아동 사망 예방 대책을 마련하려는 복안이다.

그런가 하면 아동을 보호할 학대 피해 아동 쉼터를 확충하고, 특히 영유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시설을 갖춘 쉼터도 시도별로 1∼2곳씩 시범 운영한다.

학대 피해 아동의 일시 보호 요건을 '동일 아동 대상 2회 이상 신고'에서 '가정 내 아동 대상 신고 2회 이상'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