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되묻고 싶어요. 과연 어른들은 충분히 읽고 있나요?”
‘아동문학의 거장’ 하인츠 야니쉬(사진)는 21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처음 겪는 분노와 사랑 등의 감정을 제대로 알려주고 지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작가인 야니쉬는 2024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받았다.
야니쉬는 짧은 형식 속에 높은 밀도의 의미를 담아내 온 작가다. 특정 교훈을 직접 전달하기보다 이미지와 리듬, 분위기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사유하도록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야니쉬는 “한 여자아이가 내 책이 좋은 이유는 상상력으로 여백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독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초대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ORF 라디오 저널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물 중심 장편 라디오 프로그램 편집자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록해 왔다. 이 같은 경험은 그의 작품 전반에 반영돼 있다. 그는 “큰 업적을 쌓은 인물들을 보며 유년기의 사소한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야니쉬는 세계적으로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시기 아이들을 위한 문학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의 이유>라는 책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은 전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다”라며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군복을 다 벗으면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야니쉬는 아르코(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 후원 레지던시 사업의 일환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 17일까지 남이섬 호텔정관루에 머물면서 창작에 매진했다. 그는 “남이섬에 있는 동안 오스트리아에 출간된 한국 구전동화에 대한 책을 기반으로 한 7개의 짧은 스토리를 새로 창작했다”며 “쓰고 있었던 모차르트 동화도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구전동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쓴 만큼 일러스트레이터를 한국에서 구하길 희망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