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기존 21일 저녁(미 동부시간 기준)에서 22일 저녁으로 하루 늦춰 표현했다. 시한을 연장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협상이 휴전 기간 내 완료될 가능성이 높지 않자 시간을 번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워싱턴DC 시간 기준으로 수요일(22일) 저녁이 휴전 만료 시점”이라면서 2주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전투가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게 예상한다”고 답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여는 것을 전제로 2주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경 트루스소셜에 휴전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란 시간으로 8일 새벽 2시경이다. 22일 저녁을 언급한 것은 이란 시간을 기준으로 2주를 계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기간을 하루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협상단은 2차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다만 협상단을 이끄는 J D 밴스 부통령의 협상단 합류 시점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는 중이다. 외신들은 밴스 부통령이 21일 새벽까지 워싱턴에서 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협상 진행 추이를 보면서 막판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러 차례 트루스소셜 등을 통해 “시간은 내 적이 아니다”라거나 “베네수엘라에서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란에서의 결과도 놀라울 것”이라고 적었다. 또 “이란의 새 지도부가 현명하다면 이란은 위대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란은 해협 개방을 간절히 원하지만,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개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전략이 유지되는 한 협상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진행되는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장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현재로선 미국과 협상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관계자들이 21일 이슬라마바드에 협상단을 보낼 것이라고 지역 중재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겉으로는 '버티기'를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미국과의 화해를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