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사진)은 이 에이전트를 앞세워 모든 직원이 일상적으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업무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데이터 중심 경영을 위한 AI 전환(AX)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다비스’(DAVIS)를 개인고객그룹의 일부 부서에 도입했다. 상반기 안에 본점의 모든 직원이 사용하고 자산관리와 여신, 개인사업자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이 은행은 작년 말 금융위원회에서 이 에이전트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업무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준비해왔다.
구글의 ‘제미나이’를 활용해 만든 다비스는 직원이 일상 언어로 특정한 데이터 추출과 의미 분석을 요구하면 원하는 답을 얻도록 설계됐다. 예컨대 “지난달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의 특성을 분석해줘”라고 입력하면 예금 가입 건수와 금액, 가입자의 자산 현황뿐 아니라 예금 가입자의 유형과 당시 예금 판매에 영향을 미친 요인 등을 분석한 내용이 금세 화면에 뜬다. 자주 요구하는 데이터는 “오늘은 어때?”라는 짧은 질문만 해도 받아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다비스 도입으로 평소 2~3주가 걸렸던 데이터 분석작업이 10분 안에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 외부에 있는 데이터를 검색해 활용하는 기능도 갖췄다. 다비스에 기준금리 인상이 고객의 투자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물어보면 거시경제 지표와 최근 금융시장 동향을 동시에 분석해 대응 전략을 제안해준다. 금융권의 기존 AI 에이전트가 질문에 답을 내놓는 수준이라면 다비스는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수신, 여신, 마케팅 등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 AI 에이전트를 아래에 거느리고 있다. 이들 하위 에이전트에 필요한 내용을 즉각 배분해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행장은 다비스 도입을 계기로 데이터를 활용한 영업전략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행장은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데이터 분석이 모든 직원의 일상 업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고객을 특성별로 세분화할 수 있다면 각 고객에 최적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개인고객분석부를 신설하고 자산관리추진부와 중소기업(SME)분석추진부에도 데이터 분석 전담인력을 배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행장은 다비스와 함께 다양한 AI를 일선 업무 현장에 적극 도입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그는 최근 국민은행 정기 조회에서 “금융사는 고객의 삶에 스며들어 평생 동행하는 ‘금융 어시스트’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AI와 함께 일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