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판을 깔 뿐"…재벌과 맞짱 선언한 전업주부 10년차 아빠

입력 2026-04-21 09:43
수정 2026-04-21 11:39

"나의 라이벌은 재벌 아빠입니다. 하지만 내 자산은 돈이 아니라 시간과 체력, 그리고 관계입니다."

10년 차 전업주부 아빠 '몽키'의 선언은 발칙하다. 네 아이를 키우는 그에게 육아는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다. 돈으로 해결하는 고가의 사교육이나 돌봄 서비스 대신, 그는 자신의 몸과 시간을 자산으로 삼아 세상에 없던 육아 전략을 세웠다.

◇ "돈 없으면 못 키운다"는 사회에 날리는 유쾌한 킥

몽키의 전략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그는 아이들과 노는 법을 고민하는 대신, 동네 아이들을 한곳에 불러 모은다.

"저는 아이들과 노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모아놓습니다. 그러면 알아서 놉니다. 저는 판을 깔 뿐입니다."

판이 깔리면 아이들은 스스로 놀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부모들이 연결되며 돌봄의 공동체가 형성된다. 혼자 감당하면 '독박 육아'지만, 함께 모이면 '마을'이 된다는 원리다.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 '안나'의 역할도 흥미롭다. 그는 기존의 '워킹맘'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과거 가부장제 모델에서 결여되었던 '돌봄을 함께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반칙왕 몽키'는 묻는다. 왜 여성이 아이를 돌보는 것은 상식이고, 남성이 앞치마를 두르는 것은 '반칙'으로 여겨지는가.

◇ 아이 넷에 외벌이? "오히려 더 경제적"

많은 이들이 "사남매를 키우려면 맞벌이가 필수 아니냐"고 묻지만, 이들 부부의 계산법은 다르다. 안나는 오히려 한 사람이 전적으로 살림과 육아를 맡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맞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되는 막대한 보육 비용과 사교육비를 고려할 때, 돈 대신 시간과 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더 실질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아이러니를 증명한 셈이다.

◇ 베테랑 제작진이 기록한 '돌봄의 가치'

영화의 완성도는 화려한 제작진이 뒷받침한다. 홍상수·이창동 감독 등 거장들과 호흡을 맞춰온 박홍열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잡았고, 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의 황다은 작가가 서사를 맡았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를 두고 "행복을 기록하려는 진솔한 홈무비이자, 표준화된 육아 기준에 날카로운 킥을 날리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저출생 시대에 사남매는 반칙이고, 남성 전업주부와 돈 안 드는 교육 역시 이 사회에선 '반칙'으로 통한다. 영화 '반칙왕 몽키'는 모두가 페어플레이를 잊은 세상에서, 가족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반칙왕이 된 한 남자의 통쾌한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5월 20일 개봉.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