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직격탄 맞았다…'20% 급락' 현대차 개미들 '한숨' [종목+]

입력 2026-04-21 08:31
수정 2026-04-21 09:36

자동차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자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연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지수는 이란전이 발발한 지난 2월28일부터 전날까지 18.71% 하락했다. 같은 기간 테마형 KRX 지수 중 가장 많이 내렸다. 코스피지수가 이 기간 0.4% 하락해 전쟁발 충격을 대부분 회복한 것과 대비된다.

대표 자동차주인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1.81%, 23.41% 떨어진 영향이 컸다. 외국인 투자자가 현대차(-3조1888억원)와 기아(-1조627억원)를 대거 순매도했다. 이밖에 현대글로비스(-21.93%) 현대모비스(-18.76%) 현대위아(-17.08%) 에스엘(-16.89%) HL만도(-16.24%) 현대오토에버(-15.57%) 등 현대차 계열주와 부품주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자 원재료와 운임비 상승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란을 비롯해 중동 지역 내 차량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도 주가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있으나 완성차 업체의 중동 차량 판매 비중은 5~6%로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다만 알루미늄·철강 등 원자재 비용 상승이 지속된다면 2~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하지 않으면 완성차 업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 플라스틱 등 유가와 연동되는 원재료의 경우 재고 관리와 환율 효과(원화 약세)로 상쇄할 수 있다"며 "차량 선적 연기를 통해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 속 연초 자동차주의 기업가치 재평가 계기가 됐던 로봇 사업 모멘텀(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가 상반기에 판매되고 3분기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페이스카 공개 및 미국 로봇 훈련센터(RMAC) 개소, 연말엔 미국 모셔널 로보택시 상용화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쟁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지난 1분기 본업보다 모멘텀에 기인한 주가 급등을 보였는데, 이러한 흐름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이 가시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 내 투자 선호는 단연 완성차"라며 "전쟁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비중 확대를 지속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자동차 부품사 중 로봇 사업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으로 현대오토에버와 에스엘을 꼽았다. 김진석 연구원은 "에스엘은 모베드 라이다·본체 위탁생산 업체로 미국 점유율 우상향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오토에버에 대해서는 "그룹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신사업 수혜 업체"라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