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임직원 1인당 성과급이 최대 13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성과급을 "국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하이닉스 성과급은 왜 하이닉스만 받냐'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과거 SK하이닉스가 경영 위기일 때 산업은행을 통해 국민 세금(국세)이 투입되어 부활했으므로 그 결실인 성과급 또한 전 국민이 나눠 가져야 마땅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자신의 직장을 신용보증재단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지역화폐 성과급 괜찮다"며 "대기업이 혼자 이뤘나 국민이 같이 이뤘지. 내수 경제에 맞게, 부동산에 안 흘러가게 (지역화폐로 성과급을 지급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지급하는 방식에 합의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약 25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에 지급될 성과급 규모는 약 25조원이다. 이를 전체 임직원(약 3만5000명)으로 단순히 나누면 1인당 평균 7억원을 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서 나아가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 증권은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447조원으로 예상하며 1인당 평균 성과급이 12억9000만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수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될 수 있다는 소식에 과거 공적 자금 지원을 근거로 내세우며 "전 국민 지급설"이 제기됐지만, 이는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3조는 사유재산권을 보장한다. 기업의 이윤은 주주와 임직원의 노력에 따른 결과물이며 이를 공권력이나 여론으로 강제 배분하는 것은 초법적인 발상이라는 것.
더불어 대기업은 법인세를 통해, 고액 성과급을 받는 임직원들은 최고 45%에 달하는 고율의 소득세를 통해 이미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성과급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으로 환수되어 공공복지에 쓰이고 있음에도 추가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이중 과세와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과거 하이닉스에 대한 산업은행의 지원은 무상 원조가 아닌 '채권단 관리' 형식이었다. 기업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채무 상환을 통해 해당 관계를 정상적으로 종료했음에도 과거의 금융 지원을 이유로 영구적인 이익 공유를 주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를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감정적 선동"이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