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이 합의한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안을 17일 처리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을 지역구 의원 수 대비 기존 10%에서 14% 수준으로 상향하고,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지역은 11곳에서 27곳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이다. 인구수 미달로 의원 정수 감원이 필요한 9개 지역 의원 자리도 유지하기로 했다.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야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주도로 공직선거법 및 정당법 등 개정안을 처리했다.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정치개혁안에 합의했다. 양당은 광역(시·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수를 지역구 의원 대비 10%에서 14%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광역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기준 872명(비례 93명)에서 903명(비례 12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인구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방의원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에 문제의식이 적지 않다.
양당은 지역 인구수와 지방의원 수 간 비례성이 맞지 않는 문제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는 7월 출범하는 광주전남통합시의회다. 현재 전남 인구는 178만 명, 광주는 140만 명인데 전남도의회와 광주시의회 의석수는 각각 55석과 20석(비례 제외)이다. 여권 내에서도 인구에 비례해 의원 정수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임미애 민주당 의원)이 제기됐지만, 양당은 전남도의원 수는 유지하고 광주시의원만 4석 늘리기로 했다.
지방의원이 늘어나는 광주에선 국회의원 선거구 기준으로 동남갑, 북구갑, 북구을, 광산을 4곳에 광역의회 선거 최초로 중대선거구를 도입한다.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3~5명의 의원을 뽑는 방식이다.
기초(시·군·구)의회 선거에선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지역을 16곳 추가한다.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 비해 다양한 정당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어 소수 정당들이 대폭 확대할 것을 요구해 왔다. 조국 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진보 4당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의 광역의원 정수를 유지하기로 한 점도 논란이다. 공직선거법은 ‘표의 등가성’ 원칙에 따라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적은 선거구 간 차이가 3배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북 장수군 등 9곳이 인구가 감소해 이런 하한선에 미달한다. 정개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서일준 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광역의원마저 없으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어 9곳 모두 존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진보 4당은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밀실 야합”이라고 반발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전남광주에서 광역의회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대신 민주당 1당 독점 권력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최해련/하지은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