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 쇼크' 소방수로 김승연 등판…6000억 줄이고 '무보수 경영'

입력 2026-04-17 16:31
수정 2026-04-17 16:36




한화솔루션이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수용해 유상증자 규모를 2조 4000억원에서 1조 8000억원으로 전격 축소했다.

부족한 재원은 자산 매각 등 고강도 자구책으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오는 5월부터 한화솔루션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경영 전면에 나서며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조달액 1.8조원대로 6000억 축소…채무상환 자금 40% 급감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보다 약 6000억원 줄인 변경안을 의결했다.

신주 발행 주식 수는 7200만 주에서 5800만 주로 하향 조정됐으며, 이에 따라 증자 비율도 41.3%에서 32.1%로 낮아졌다.

1주당 배정 신주 수 역시 약 0.33주에서 0.26주로 줄어 지분 가치 희석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

자금 활용 계획에서도 대대적인 수술이 이뤄졌다. 당초 1조 5000억원을 배정했던 채무상환 자금은 9000억원 수준으로 6000억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9000억원 규모의 미래 성장 투자 계획은 원안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증자 규모 축소에 따른 부족분 6000억원은 투자자산 유동화와 자본성 조달 등을 통해 연내 확보할 계획이다.

김승연 "무보수로 경영 참여"…책임경영 승부수

이번 정정 공시와 함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5월부터 한화솔루션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을 선언했다.

한화솔루션은 "김 회장이 최고 경영자로서 미래성장 기술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기여하는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 확대를 위한 경영 전략 자문과 미국 내 정·재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사업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회사 경영진도 시장과의 소통 부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는 "유상증자 추진 초기 규모와 배경에 대해 주주 및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해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 매출 33조 목표…고강도 주주환원 병행


한화솔루션은 자금 조달 규모가 줄었음에도 중장기 성장 목표는 수정하지 않았다.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33조 원, 영업이익 2조 9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와 고부가가치 소재 분야 투자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태양광 업계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양산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미국 내 '솔라허브' 가동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주주 달래기를 위한 파격적인 환원책도 내놨다. 2026년부터 5년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10%를 배당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고, 주당 배당금이 300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 300원의 배당을 보장하는 '최소배당제'를 도입한다.

아울러 2030년까지 추가 유상증자를 하지 않겠다는 '무증자 선언'도 덧붙였다.

IB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정정 요구 이후 한화솔루션이 주주 보호와 투자 지속 사이에서 고심 끝에 고육책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21일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자자 소통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