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새로운 수장으로 백신 찬성론자인 에리카 슈워츠 전 부의무총감이 16일(현지시간) 낙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에리카 슈워츠 박사를 CDC 국장으로 지명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그녀는 스타"라고 밝혔다.
슈워츠 지명자는 브라운대 학부와 의대를 졸업한 미군 군의관 출신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 의무총감을 역임하며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참여한 공중보건 전문가다.
이번 인선은 수전 모나레즈 전 국장이 해임된 지 약 8개월 만에 이뤄졌다. 모나레즈 전 국장은 백신 효능을 의심해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책 갈등을 빚다 지난해 8월 말 취임 한 달 만에 경질됐다. 이후 CDC는 정식 국장 없이 복지부 차관과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이 대행하는 임시 체제로 운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슈워츠 지명자가 공개적으로 백신과 예방의학을 지지해온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이번 인선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백신 정책은 자녀를 둔 학부모 유권자들의 표심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지명이 케네디 장관이 주도해온 '백신 회의론'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는 해석이다.
행정부 내 백신 회의론을 주도해온 케네디 장관도 의회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NYT는 보도했다. 케네디 장관은 청문회에서 홍역 백신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밝혔으며, 백신 미접종으로 사망한 어린이가 백신을 맞았다면 생명을 구했을 가능성도 인정했다. 이는 mRNA 백신을 해롭다고 주장하고 방역 정책을 비판해온 기존 행보와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은 소아 대상 예방접종 권고 목록을 축소하려던 행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미 소아과학회 등 6개 의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측의 효력 정지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슈워츠 지명 외에도 월마트 고위 임원 출신인 션 슬로벤스키를 CDC 부국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제니퍼 슈포드 텍사스주 보건국장을 부국장 겸 최고의료책임자(CMO)로 각각 내정했다. 사라 브레너 전 식품의약청(FDA) 국장 대행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중보건 수석고문으로 지명됐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