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시험 왜 보냐"…與 법안에 공무원 분노한 사연

입력 2026-04-17 14:48
수정 2026-04-17 22:10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공립 중·고등학교 호봉제 학교회계직원(교육공무직원)의 공무원 전환을 추진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공개 경쟁 시험을 거쳐 임용된 공무원과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비판이 국회입법예고 게시판에 이어지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공립 중·고등학교 호봉제 학교회계직원의 공무원 임용에 관한 특별법안'이 지난 14일 발의돼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

과거에는 비정규직으로 분류됐지만 처우 개선 등을 거치며 현재는 대부분 무기계약직 형태의 교육공무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

법안은 호봉제 학교회계직원의 기존 근무 경력을 승진과 호봉 획정에 필요한 경력으로 인정하고 공무원연금법상 연금 산정 경력에도 포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의원 등 공동 발의 의원 10명은 제안 이유에서 "국공립 중·고등학교 호봉제 학교회계직원은 학교 행정실에서 공무원과 같이 장기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8급 또는 9급 공무원의 보수를 기준으로 호봉승급에 상한이 있고, 승진 기회도 제한되어 있어 급여 및 승진에서 공무원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에 국공립 중·고등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호봉제 학교회계직원을 공무원으로 전환함으로써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사기를 진작하여 학교 행정의 전문성과 효율성 향상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발의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게시물이 한동안 실시간 인기 글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최근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는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동일 노동이 아닌데 시험을 보고 온 사람과 아닌 사람을 왜 같은 처우를 해줘야 하는 것이냐", "이럴 거면 시험은 왜 보냐" 등 비판이 주를 이룬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공무원 시험 무용론을 제기하는 글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다만 "똑같이 책임 의식과 업무를 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나왔다.

공무원 채용의 기본 원칙인 '공개 경쟁'과 '경력 경쟁'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두 제도를 통해 공정성과 적합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번 법안은 어느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회입법예고 사이트의 해당 법안 의견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6000건의 게시물이 등록됐다. 이 가운데 5000건 이상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은 있었다. 정부가 2017년 학교회계직원 정규직화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당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교회계직원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이후 9급 공무원 초봉이 무기계약직 초봉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공무원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간 갈등이 커졌다. 이번 법안 처리 여부에 따라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