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가 다채로운 장르가 담긴 신보로 '장르 용광로' 수식어를 재차 증명해낸다. 실력 있는 젊은 밴드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의 거침없는 기세를 또 한 번 맛볼 시간이 왔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건일, 정수, 가온, 오드, 준한, 주연)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미니 8집 '데드 앤드(DEAD AND)' 발매 기념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약 6개월 만에 발매하는 신보. 건일은 "올해 첫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라 조금 더 설레는 마음이 있다. 이번 앨범에 애정하는 곡, 자신 있는 곡들이 들어가 있다. 세상에 공개됐을 때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거 같다는 확신이 드는 곡들이 있다. 빨리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데드 앤드'의 키워드는 '항해'다. 끝은 곧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END'가 아닌, 'AND'로 표기했다. 부딪히며 흔들리고 무너져도 스스로 다시 일어서는 존재를 '히어로'로 조명해 팀의 서사와도 자연스럽게 결을 이룬다.
타이틀곡 '보이저(Voyager)'를 비롯해 선공개곡 '엑스 룸(X room), '헬륨 벌룬(Helium Balloon)', '노 쿨 키즈 존(No Cool Kids Zone)', '헐트 소 굿(Hurt So Good)', '라이즈 하이 라이즈(Rise High Rise)', 'KTM'까지 총 7곡이 수록됐으며,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준한은 "페스티벌을 염두에 두고 신나게 듣고 즐길 수 있는 장르를 한 앨범에 녹아내려고 했다. 특히 트랙을 연속해서 순서대로 들었을 때 편안하게 흐름이 이어지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건일은 "이 곡들을 개별로만 들으면 '얘네가 다 같은 팀이라고? 같은 앨범이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가 들어가 있다"면서 "'라이즈 하이 라이즈'는 시작부터 달려야만 할 것 같은 엄청나게 강력하고 헤비한 기타와 신스가 들어간 메탈 계열의 곡이다. 그런데 '헬륨 벌룬'을 들으면 영국 록 발라드 같은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도전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더 에너지 넘치게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많은 도전적인 시도를 했다고 한다.
가온은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한 앨범"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신스가 앞으로 많이 나오는 앨범이다. 악기 중에서 신스가 돋보인다. 그동안 하드한 록 사운드에 기타와 베이스 위주로 연주했다면, 이번에는 신스와 EDM적인 쿨하고 힙한 느낌을 내려고 했다. 귀 기울여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헬륨 벌룬'이라는 곡에서는 그간 해본 적 없었던 재즈풍을 시도해 봤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타이틀곡 '보이저'는 돌아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음에도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지구를 떠나 항해를 이어가는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에 빗대어 표현한 곡이다. 강렬한 신스 리프, 파워풀한 드럼, 휘몰아치는 기타 사운드를 풀 밴드 에너지가 섬세한 감정선과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귀에 감긴다. 유연함 안에 단단한 힘이 살아있는 곡이다. 멜로디는 편안하게 기억에 남고, 밴드 사운드에는 거친 기세가 담겼다.
건일은 "타이틀곡 선정을 위해 본부 내에서도 투표를 많이 한다. '뭐가 제일 좋냐'라는 근본적인 거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며 "'보이저'는 기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하드함을 좋아하는 팬들이 좋아할 만한 사운드와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멜로디 및 분위기를 다 갖춘 곡이라 모든 니즈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더 강력하게 타이틀로 밀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별이 죽을 때 그냥 죽는 게 아니라 엄청나게 찬란한 빛을 내면서 죽는다는 내용의 가사가 있다. 끝이라는 게 누군가 보기엔 정말 끝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또 새로운 시작인 거다. 이 끝을 에너지 삼아 새로운 빛을 발산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해볼 거라는 의미를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저 1호'를 소재로 떠올린 것과 관련해서 가온은 "멤버, 작가진과 별의 죽음을 먼저 생각했다. 별이 죽으면서 새로운 별을 또 탄생시킨다는 걸 알고 나서 이것들과 엮었을 때 관찰자로서 뛰어나고 현실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대상이 누구일지 떠올렸다. 토성과 목성 탐사를 끝내고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가는 듯한 '보이저 1호'가 눈에 들어왔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건일은 "가온 씨가 이과 출신이라서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주곤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데뷔 때부터 강렬하고 거친 하드 록을 주로 보여왔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인 만큼,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점은 없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주연은 "밴드뿐만이 아니라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라며 "저희도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멤버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잘하는 것도 다르다. 하나로 뭉쳐서 한 음악을 풀어내면 그거 나름대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만의 색깔이 분명해지더라. 독보적인 색깔의 음악이 나오기 시작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하자고 마음을 먹고 긍정적으로 많은 작업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업 과정에서도 팀은 분명한 성장을 느꼈다. 가온은 "'보이저' 가사 작업할 때 많은 수정이 있었다. 나도 시안을 두, 세 개 썼는데 채택되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조합하면서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전에는 한 명이 끝까지 만든 작품이 진정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우리가 괜히 팀으로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2021년 데뷔해 어느덧 올해 5주년을 앞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그간 큰 무대에 서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롤라팔루자 시카고, 영국 록 밴드 뮤즈의 내한 공연 오프닝 무대 등에서 활약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콘서트를 현장에서 본 이들이라면 팀의 펄펄 끓어오르는 열정과 에너지에 감탄하게 된다. 그만큼 음악과 연주에 진심인, 열과 성을 다하는 멤버들이다.
주연은 "저희가 모두 악기를 맡고 있다. 또 밴드로서는 멤버 수가 많다.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와 장르 폭이 넓다는 점이 차별점"이라면서 "음원의 가치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라이브 무대에서의 음원이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앨범의 퀄리티를 정할 때도 공연에서 어느 정도의 호응과 반응을 가질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건일은 "공연의 차별성에 대해서 늘 고민한다. 세상에 정말 수많은 공연이 있지 않나. 왜 돈을 내고 엑디즈의 공연을 보러 와야 하는지 차별점을 생각해 봤는데 곡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다.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곡들만 모아놓은 구간도 있고, 발라드도 괜찮은 게 있어서 감성적인 포인트도 있다.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하나의 콘서트에서 다 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가온은 "이번 앨범을 통해서 다음 앨범의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는 성숙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당장 몇 주 뒤부터 다음 앨범 곡 작업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모아온 자작곡만 66곡이다. 다른 곡까지 하면 80곡이 넘는다. 이 데이터를 다 종합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곡 작업 기간도 길게 잡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음악의 방향성이 기대되는 시기입니다. 올해 목표요? 좋은 노래를 만드는 게 저희의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2026년이 시작되면서 진짜 공감되고 위로되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특히 올해는 큰 다툼 없이 좋은 음악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원 차트에도 들어가 보고 싶어요." (웃음)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