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SDS·네이버의 'AI 승부수'…이런 기업 더 많아져야

입력 2026-04-16 17:50
수정 2026-04-17 00:07
삼성SDS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KKR과 전격 제휴했다.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KKR에서 1조2000억원의 거금을 유치한다. 27년 만의 외부 자금 조달인 데다 PEF와의 제휴도 삼성그룹 계열사 중 처음이라 더 주목받는다.

피지컬 AI,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과 M&A를 통해 AI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AI 투자는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만 해도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 내부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KKR도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국채보다 낮은 연 2.5% 이자와 6년 동안 지분을 팔지 못하는 ‘록업 조항’에 동의했다. 풋옵션, 조기상환청구권, 리픽싱(주가 하락 시 전환가격 조정) 조항도 없다.

‘국내 인터넷 생태계 최강자’ 네이버도 2조원을 조달해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등 AI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2조원 중 1조6000억원은 달러·유로화 채권(그린본드) 동시 발행으로 조달한다. 청약 주문이 발행액의 9.3배에 달한 달러채권(5년 만기)은 국내 기업 역대 최저 수준의 스프레드를 기록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7년 만기 유로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유럽 시장 입지도 강화했다. 나머지 4000억원은 국민성장펀드의 소버린AI 생태계 구축용 저리 자금을 확보했다.

두 회사의 AI 투자 행보에 대한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다. 초유의 상승장에서도 부진을 거듭한 삼성SDS 주가는 하루 새 18% 급등하는 등 재평가될 조짐이다. 보유 현금성 자산(6조4000억원)을 포함해 7조6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만큼 과감한 선제 투자가 있을 것이란 기대에 최근 사흘간 30% 급등했다. 장기 소외주로 꼽히는 네이버도 사흘 새 10%가량 올랐다. AI 인프라 투자 가속화를 통한 글로벌 플랫폼 성장 가능성을 재차 주목받는 모습이다.

‘AI 3강’에 진입하려면 반도체에 편중된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확산해야 한다. 그 과정을 성공시키려면 재무적 업그레이드를 통한 글로벌 M&A도 필수다. 두 회사의 행보에서 한국 기업의 야성과 의지가 확인돼 든든하다. 과감한 접근과 투자로 AI 혁명을 선도하는 기업이 잇따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