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해야 축의금 돌려받는다"…40대 비혼의 결심

입력 2026-04-16 17:05
수정 2026-04-16 23:50

결혼을 선택지 밖으로 밀어내는 20·30세대가 늘자 이들 사이에서 본인이 그동안 낸 축의금을 ‘독신 파티’로 돌려받는 문화가 확산 중이다.

1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2025 청년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0~34세 남성 미혼율은 74.7%로 2000년(28.1%)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고, 여성 미혼율도 같은 기간 10.7%에서 58.0%로 치솟았다.

초혼 연령은 남성 33.9세, 여성 31.6세로, 2000년(남성 29.3세·여성 26.5세)보다 각각 4년 이상 늦어졌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2014년 51.2%에서 2024년 39.7%로 10년 새 10%포인트 넘게 내려앉았다.

이 같은 흐름은 축의금 부담 구조와 맞물려 새로운 갈등을 자아내고 있다. 카카오페이 송금 데이터 분석 결과 2024년 9월 기준 평균 축의금은 9만 원으로, 2021년 7만3000원 대비 약 23% 올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약 6만 원, 30~40대가 10만 원, 50~60대가 12만 원 수준이다.

신한은행이 경제활동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결혼식에 직접 참석할 경우 평균 축의금은 11만 원으로, 10만 원을 낸다는 응답이 67.4%로 가장 많았다. 20대도 건당 6만~10만 원을 부담하는 구조가 굳어진 셈이다.

문제는 결혼 적령기에 꾸준히 축의금을 냈지만 정작 본인은 결혼하지 않아 돌려받을 기회 자체가 사라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것이 ‘독신 파티’다. 결혼하지 않기로 선언한 당사자가 지인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고, 참석자들이 축의금 형식으로 금품을 전달받는 것이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만 40세를 맞은 전 직장 동료 A씨가 독신 파티를 열며 축의금 계좌번호가 담긴 초대장을 보냈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주고받기 관점에서는 내가 10만 원을 돌려주는 게 맞다. 그 친구는 독신이라 돈을 돌려받을 기회가 이번뿐이니까”라면서도 “수금을 위한 파티인가 싶어 기분이 이상하다”고 했다.

A씨는 “다들 결혼식 축의금 돌려받을 걸 생각하고 내던데, 나도 이렇게라도 받아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댓글에는 “받았으면 내는 게 맞다”, “주변에서 독신 파티 한다고 하면 기꺼이 가서 축하해줄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단순한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산물로 본다. 비혼을 택하는 인구가 늘수록 기존의 ‘결혼을 통한 축의금 회수’ 구조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늘어나며 이를 보완하려는 방식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이를 두고 결혼 여부와 무관하게 인생의 전환점을 함께 축하하는 방식으로 경조사 문화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