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첫 달 동안 세계 주요 석유·가스 기업들이 막대한 초과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석유·가스 기업은 전쟁 이후 한 달간 매시간 약 3000만 달러(약 442억원)의 초과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월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30억 달러(약 33조9000억원)에 달한다.
전쟁 여파로 3월 유가는 배럴당 평균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해당 기업들의 초과이익은 올해 연말까지 2340억 달러(약 344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추산은 에너지 정보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가 분석한 결과다. 가디언은 초과이익이 전쟁 이전 유가(배럴당 70달러)와 비교해 발생한 잉여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산출했으며, 세금과 로열티, 자본 및 운영 비용을 제외한 상류 부문 이익이라고 전했다.
최대 수혜 기업으로는 아람코가 지목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하루 평균 2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왔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유지할 경우 추가로 255억 달러(약 37조5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가스프롬·로스네프트·루코일 역시 연말까지 총 239억 달러 규모의 초과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3월에 석유 수출로 하루 8억4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전월 대비 약 50% 증가한 수치다.
엑손모빌은 올해 110억 달러, 쉘은 68억 달러, 셰브론은 92억 달러의 추가 이익이 예상된다.
다만 주요 기업들은 관련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아람코와 쉘, 토탈에너지는 논평을 거부했고 셰브론과 가스프롬, 페트로브라스, 아드녹 등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파티흐 비롤은 이 전쟁을 역사상 가장 심각한 글로벌 에너지 안보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유엔 기후변화 담당자 사이먼 스틸 역시 지난 3월 “화석연료 의존은 국가 안보와 주권을 갉아먹고, 이를 종속과 비용 상승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석유·가스 산업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해당 산업은 지난 수십 년간 연평균 약 1조 달러의 이익을 창출해 왔고, 위기 상황에서는 이익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