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밸류업 정책으로 주주환원이 늘면서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코스피를 앞질렀다. 상법개정안에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법안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증시 전반에 ‘저평가 해소’ 훈풍이 확산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16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26.11%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23.23%)와 코스피200(25.96%) 수익률을 모두 앞질렀다. 작년에도 1년간 89.43% 상승해 코스피 성과를 제쳤다. 이 지수는 수익성과 주주환원이 우수한 코스피·코스닥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15.72%) ‘HANARO 코리아밸류업’(15.58%) ‘SOL 코리아밸류업TR’(15.37%) 등 밸류업 지수를 따르는 ETF는 이달 들어 15%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밸류업 정책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다. 지수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한 것도 오름세를 견인했다.
‘주주가치’를 앞세운 액티브 ETF들도 이달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13.79%)와 ‘ACE 라이프자산주주가치액티브’(12.69%)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비중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 기업의 실적 대비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판다”이라고 말했다.
저PBR 기업을 겨냥한 법안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밸류업 효과’가 중소형주로 확산한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기업 승계 등을 이유로 주가를 억누를 유인이 줄어들면 주가가 제값을 찾아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포트폴리오 평균 PBR 1배 미만, 즉 기업의 장부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PBR 1배를 밑도는 ETF로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KODEX 밸류PLUS’ ‘TIGER 우량가치’ 등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PBR뿐 아니라 장부에 담긴 자산의 ‘질’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낡은 설비처럼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이 아닌, 현금·우량부동산 등 주주환원 재원이 풍부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PBR 상승의 핵심 동력이 결국 수익성인 만큼 자본 대비 수익 창출 능력을 뜻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여부도 핵심 지표로 지목된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팀장은 “기업이 이익을 어떻게 환원하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부가 갈린다”고 말했다. 그가 운용하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세아제강지주와 영원무역홀딩스 등을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모두 PBR이 낮으면서 수익성 및 주주환원 확대라는 뚜렷한 동력을 갖춘 종목들이다. 세아제강지주는 해상풍력 신사업을 바탕으로 성장주로 재평가받고 있고, 영원무역홀딩스는 풍부한 순현금과 배당 확대 여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