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한중전' 재역전…중국산에 밀리던 삼성·LG '저력' 빛났다 [이슈+]

입력 2026-04-16 14:56
수정 2026-04-16 15:56
글로벌 TV 시장을 놓고 최근 각축전을 벌이는 '한중전'에서 국산 브랜드가 중국산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중국 브랜드들이 우위를 보였던 수량 기준 점유율에서 앞서면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전통적 강세 지역에서 선전해 출하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경닷컴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LG전자는 전 세계 TV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TCL·하이센스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지난 1~2월 삼성전자 점유율은 18%로 선두를 달렸다. 같은 기간 TCL은 14%, 하이센스는 12%로 뒤를 이었고 LG전자는 1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은 28%로 TCL·하이센스의 합산 점유율(26%)보다 2%포인트 더 높았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에선 중국산 TV에 근소하게 뒤졌는데 올해 들어 다시 역전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15%, 9% 점유율을 나타냈다. TCL은 13%, 하이센스는 12%를 차지해 이들 기업 합산 점유율이 삼성전자·LG전자 합산(24%)보다 1%포인트 더 높았다.

올 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지역에서 출하량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유럽·중남미·북미 등에서 고르게 선전한 성과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1~2월 TV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LG전자도 이 기간 출하량을 10%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브랜드는 그간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 중국 업체들에 비해 강세를 보였지만 상대적으로 중저가 제품이 많은 중국 업체들 대비 출하량에선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자재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압박을 받으면서도 출하량을 늘려 존재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인공지능(AI)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조하면서도 출하량 확대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2026년형 TV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마이크로 RGB 업계 최다 제품군, AI 신기능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도한 올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올레드 TV, 마이크로 RGB 등 프리미엄 LCD TV, 라이프스타일 TV로 대표되는 차별화된 제품군을 앞세우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LCD TV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1%대 증가 폭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가격 급등과 정세 불안이 맞물리면서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TV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월드컵이 3개국에서 이전보다 열흘가량 더 길게 열리는 데다 참가국도 16개국이 늘어난 48개국이 참여하는 만큼 이 기간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다.

삼성전자·LG전자 모두 올 초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수익성 확보에 집중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올해 TV 시장은 스포츠 이벤트와 교체 수요에도 메모리·패널 등 부품 원가 상승과 최종 수요 부진으로 정체 혹은 소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중국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출하 전략이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쟁 심화와 원가 부담, OLED TV의 가격 경쟁력 원인 등으류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를 통해 이달 공개된 증권사 리포트를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호황에도 세트 사업의 수익성 관리가 과제로 남아 있고 LG전자의 경우 2025년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나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수요 둔화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분석됐다.

김대영/홍민성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