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일가족 비극' 더는 없게 공무원이 아동 생계급여 신청

입력 2026-04-15 17:55
수정 2026-04-15 23:52
이달부터 주 소득자의 사망, 실직, 부상 등으로 소득이 갑자기 줄거나 생계유지가 곤란한 위기가구의 미성년자에 대해 공무원이 직접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30대 가장이 어린 자녀 4명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울산 일가족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계급여 직권 신청 절차 및 공무원 면책 규정’을 마련했다고 15일 발표했다. 18세 미만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 등 스스로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구성원이 있고, 친권자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면 공무원이 직권으로 생계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이달 규정을 마련한다. 사회보장급여법상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은 예외적으로 직권 신청을 허용한 규정을 활용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생계급여는 지원 대상자가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해야 한다. 공무원이 대신 신청하려면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지난달 울산 일가족 비극에서도 희생자는 생계급여 대상자였는데 관할 군청의 거듭된 권고에도 신청을 거부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새 규정에 따라 담당 공무원이 대신 생계급여를 신청하면 행정기관은 근로·사업소득 등 소득과 토지·주택 등 일반재산을 우선 조사해 급여를 결정한다.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금융재산 조사는 제외한다. 이후 3개월 이내에 금융재산을 포함한 재조사를 해 급여를 확정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정보가 반영되면서 급여액이 달라지더라도 환수를 면제하는 등 공무원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

3개월 내 금융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생계급여 지급은 중지된다. 친권자의 연락 두절 등으로 동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후견인 선임 절차 등 아동보호 체계와 연계할 계획이다. 새 지원제도는 긴급복지를 받았지만, 여전히 위기 상황에 있거나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 등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기 전이라도 가능한 조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 개정안은 연내 발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